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고성준 기자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는 삼성그룹 노조 와해 의혹과 관련한 내용이 담긴 문건 수천 건을 확보해 분석 중에 있다.
이들 문건은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가 삼성의 ‘다스 미국 소송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삼성전자 서초와 수원사옥을 압수수색 하다가 한 직원이 보유한 외장하드에서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검찰은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을 새로 발부받아 분석을 벌이는 것이다.
삼성그룹의 노조 와해 의혹은 지난 2013년 10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150쪽 분량의 ‘2012년 S그룹 노사 전략’ 문건을 공개하면서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이 문건에는 ‘노조 설립 상황이 발생하면 그룹 노사조직, 각사 인사부서와 협조체제를 구축해 조기에 와해 시켜달라’ ‘조기 와해가 안 될 경우, 장기전략을 통해 고사화해야 한다’ 등의 지침이 적혀있었다.
이에 삼성노조와 민변 등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을 고소·고발했다.
하지만 당시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은 “문건 작성 자체는 범죄사실이 아닌 데다, 출처가 확인되지 않는 이상 그룹 차원에서 부당노동행위에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2015년 1월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다만 삼성에버랜드가 노조의 유인물 배포를 방해한 혐의 등을 인정하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일부 임직원을 약식기소했다.
이번에 검찰이 확보한 문건에는 삼성에버랜드 외에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등을 대상으로 사측이 최근까지도 노조를 와해 시키려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