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업학관 및 현담라운지’ 준공식 모습.
[부산=일요신문] 하용성 기자 = 한국해양대학교 내에 건설된 ‘경제산업학관 및 현담라운지’ 준공식이 지난 3일 진행됐다.
이날 준공식에는 박한일 총장을 비롯한 한국해양대 교직원 및 경제산업학부 동문, 서융그룹 정정복 회장(부산광역시축구협회 회장), 현담 김종희 대표이사, 하운종합건설 정세도 대표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들 가운데 누구보다도 가슴 벅차고 뿌듯한 함을 느낀 이는 바로 2012년 늦은 나이에 한국해양대학교 산업경제학부(직장인들의 재교육 목적 개설)에 들어가 졸업하고 석사에 이어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정정복 ㈜서융그룹(현담 모기업) 회장이다.
이 학부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남달랐던 정 회장은 현장실무 경험과 경제이론을 결합한 교육을 받고 있으면서 독립된 공간이 없어 재학생들이 많은 불편을 겪는 것을 알았다.
이에 사재를 털어 10억 원의 상당의 건물을 지어 기부채납하기로 했고 스스로의 약속을 지켜냈다.
이는 그간 공부를 하면서 생각해온 ‘다 함께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무엇인가 기여를 해야겠다는 꿈과 의지의 결실이자 진정한 노블리스 오블리주 실천의 표본인 셈이다.
정정복 회장 내외가 ‘경제산업학관’ 머릿돌에서 기념촬영을 갖는 모습.
정 회장이 기부한 건물은 직장인들의 재교육 및 실습공간, 산학협력 연구공간, 해양경제 연구공간으로 구성된 경제산업학관과 학생들의 휴식과 자치모임 공간인 현담라운지로 신축됐다.
연면적 585㎡, 지상 4층 규모로 1~2층은 필로티, 3층은 강의실이며, 4층은 교수연구실 및 해양경제연구센터로 조성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박사과정을 마친 이후 강단에 서고 해양경제연구소를 만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부산의 핵심 상권에 주상복합건물을 시공하고 임대업도 하고 있는 그로서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다.
정정복 회장은 “요즘 기업 여건이 어렵지만 후배들이 공부에만 힘을 쏟을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학업에 매진하고 연구의 깊이를 더해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했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한일 총장은 “이번 기부로 경제산업학부 재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큰 힘을 얻고, 우리 대학 경쟁력 향상에도 값진 계기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사회환원사업으로 지역사회를 열정적으로 돌보고 계신 정 회장님의 값진 기부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정정복 회장의 축사 모습.
#고귀한 배움의 길, 한계란 없다
사업가로서 성공가도를 달리던 정정복 회장이 이렇게 배움에 열정을 쏟는 이유는 건강으로 인해 정규과정을 제대로 마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래도 틈틈이 법학공부를 해왔던 그는 당시 변호사 사무소를 낸 유기준 의원을 도와 선박업무 사무장을 맡으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았다.
부산 최초로 민간선박 감수 보존 회사를 설립해 선박압류 관련 일을 도맡아 하면서 종자돈을 손에 쥐게 됐다. 2006년부터는 시공과 임대 등 주택건설사업에 진출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엔 항상 배움에 대한 갈증이 존재했다. 젊을 때 배운 지식으로는 인생 후반기를 지혜롭게 살아가기가 무리라는 생각에서다.
때마침 알고 지내던 교수님의 추천으로 경제산업학부에 들어가게 됐다. 이후 그는 이미 가진 사업경험을 이론에 대입해 보는 재미도 함께 느끼게 됐다.
#독서 통해 정보 해석 능력 스스로 길러야
정정복 회장은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도 자신의 사업경험을 곁들인 아낌없는 조언을 쏟아냈다.
“요즘 청년들의 일자리가 부족한 이유는 사회가 고도화되었고 기계 및 인공지능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일수록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창의적인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서를 통한 기본적이고 인문적인 소양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정 회장 자신이 사업을 하면서 독서를 통해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정확한 타이밍이 언제인지 아는 게 성공 관건
정 회장은 정확한 타이밍이 언제인지 아는 게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부동산을 대략 어느 시점에서 사고팔아야 하는지는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다. 하지만 언제가 정확한 타이밍인지를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인데 이를 그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그것을 알기위해서는 경제, 산업, 사회 관련 수많은 책을 읽고 정보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을 스스로 길러야 한다”며 “이는 곧 정확한 타이밍을 아는 것과 같다”고 독서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부산에서 최고의 해양경제 분야 전문 연구가로 인정받고 싶어
현재 정 회장은 부산광역시축구협회장을 겸하고 있어 사회 기여뿐만 아니라 학업과 연구도 평생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그는 “세계의 경제 관련 역사를 연구하면 할수록 해양을 통해 모든 자본이 이동해왔다는 걸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쪽 분야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실정입니다. 저는 이 분야를 깊이 파고들어 부산에서 최고의 해양경제 분야 전문 연구가로 인정받는 것이 꿈입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