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후보 당선되면 경기도청은 대선캠프 될 것”
- “전해철 의원은 지방분권 시대 도지사로 적합하지 않아”
양기대 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사진=김재환 기자)
[일요신문] 일요신문i는 6.13지방선거 핫이슈 지역이자 격전지로 분류되는 경기도의 도지사 예비후보들에 대한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쉬운 길이나 편한 길을 두고 어려운 길, 고달픈 길을 자청해 걸어온 양기대 민주당 예비후보를 4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에 위치한 선거캠프에서 만났다. 양기대 후보는 동아일보에서 16년 동안 수없는 ‘부패’ 현장을 취재한 특종기사로 ‘한국기자협회’가 수여하는 ‘한국기자상’ 2번, ‘이달의 기자상’ 7번을 받은 기자 출신 기초단체장이다. 지난 8년간 광명시장을 역임하며 광명동굴을 광명시를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키워낸 데 이어 KTX광명역 역세권 개발, 유라시아 대륙철도 출발역 육성 등 굵직한 족적을 남겼다. 이 같은 성과와 경험을 바탕으로 경기도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겠다며 신발 끈을 동여매고 광역단체장인 경기도지사 도전에 나섰다.
-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남북관계가 그 어느 때 보다 고무적이다. 이 같은 분위기라면 양기대의 ‘평화와 번영의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꿈이 현실이 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북핵 문제로 남북관계가 최악이었고, 사드 배치로 한중관계가 경색되던 2015년 말부터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며 유라시아 대륙철도 주요 거점 도시와 협약을 체결하는 저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미친 짓’이라고 손가락질했다. 다양한 경로로 접촉을 시도했던 중국과 러시아의 도시마저도 처음에는 광명시의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왜 자신들이 광명시와 유라시아 대륙철도와 관련해 업무협약을 맺어야 하는지’ 고개를 흔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어려운 고비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조선족, 중국인, 러시아인들까지 도와주었다. 6개월 만에 중국의 단둥․훈춘 시장과 협약을 맺었고, 이어 러시아 하산 군수와도 협약을 맺게 됐다. 2017년에는 러시아의 시베리아횡단철도 요충지인 이르쿠츠크시,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시와 경제우호교류의향서를 교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철도뿐만 아니라 유라시아 대륙철도 연결에 강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저는 내친 김에 2017년 8월 파주 도라산역에서 광명~개성 간 고속철도 노선 용역 착수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노선 용역에는 프랑스 국영철도회사도 참여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철도는 동북아에 평화와 번영의 마중물로서 의미가 있다.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최문순 강원도지사와 중국 쿤밍에서 열리는 국제 유소년 축구대회에 참가할 당시, 북측 인사로부터 남북철도 연결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을 느꼈다.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는 말도 들었다. 통일 전이라도 남북철도가 이어지면 경기도는 유라시아 대륙철도의 시작점으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다.”
- 유라시아 대륙철도는 현재 어떤 상태인가?
“북한과 중국은 2014년 단둥~신의주~평양~해주~개성을 잇는 고속철도 건설에 합의했다.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의 일환으로 이 구간의 고속철도 건설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현재 도라산에서 개성까지 6km 구간의 철도가 있다. 하지만 개성공단에서 개성시까지 철도가 놓이지 않은 상태다. 그곳은 평지이기 때문에 철도를 건설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도라산에서 신의주까지 구 철도이긴 하지만 철로가 연결되어 있다고 보면 된다. 이것을 현대화하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철도와 도로는 유엔 제재에 걸리지 않는다. 남북이 인도적 사업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 철도 연결이다. 빨리 진행해야 한다. 도지사가 된다면 남북교류협력시대에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간절하고 절박하다.”
양기대 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사진=김재환 기자)
- 경기도지사 출마를 결심한 이유는?
“학창시절부터 정치를 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래서 2004년 40세 초반에 기자 생활을 접고, 열린우리당에 영입 케이스로 입당했다. 제가 도전정신이 강한 편이다. 당시 지역구의 상대후보가 전재희 의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연고도 없는 광명을 선택했다. 전 의원은 여성 최초의 관선, 민선자치단체장에 지역기반이 탄탄한 현역의원이었다. 하지만 ‘한번 쎈 사람과 붙어보자’던 제 도전정신을 꺾지는 못했다. 선거를 두 달 앞두고 광명에 선거캠프를 차렸는데 한계가 있었다. 모 방송사의 출구조사에서는 제가 이기는 것으로 나왔는데 막상 투표함을 열어보니 3천여 표차이로 졌다. 그때는 40대 초반이라 국회의원 선거에 떨어졌어도 낙담하지 않았다. 이후 4년간 ‘죽기 살기로’ 준비했지만 또다시 낙선했다. 두 번 선거에서 고배를 마시니까 주위 분들이 시장 출마를 권유했다. 그래서 2010년 지방선거에 나오게 된 것이다. 시장에 당선이 되자 저는 ‘열심히 일해 성과를 내겠다’고 결심했다. 그런데 광명이라는 곳이 KTX광명역세권을 제외하고 베드타운이라 성과를 올릴만한 것이 없었다. 대형프로젝트를 통해 시민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그런데 광명동굴이 눈에 들어왔다. 일제강점기인 1912년부터 채광을 시작한 광명동굴은 1972년 폐광될 때까지 금, 은, 동을 캐내던 광산이었지만 폐광 이후에는 새우젓 저장고로 활용되고 있었다. 저는 ‘폐광을 개발해 광명에 활기를 불어 넣겠다’고 결심했다. 폐광산의 개인소유주를 설득한 끝에 2011년 1월 광명시가 43억원에 그곳을 매입했다. 사업 초기에 ‘반대를 위한 반대’가 있었지만 각오와 열정으로 하나하나씩 해냈다. 광명동굴은 2015년 유료 개장 이래 2016년 말까지 다녀간 관광객이 234만명에 달한다. 125억원의 세외 수입을 얻고 무려 63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전형적인 베드타운 광명을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가치있는 도시로 만든 기적과 신화를 써왔다. 성과와 역량, 미래비전을 바탕으로 해서 경기도의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 접경지역이 많은 경기도의 특성을 살려 남북관계 화해 교류협력에도 기여하기 위해 경제통일 도지사를 기치로 내걸고 출마했다.”
-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에 있다고 보나?
“지방행정을 경험하며 쌓아온 성과와 자신감에 있다. 40년 버려진 폐광을 연간 140만명의 관광객이 찾는 광명동굴로 만들었고, KTX광명역세권을 상전벽해로 만들었다. 남북관계가 어려울 때 유라시아 대륙철도 프로젝트를 진행해봤다. 특히 KTX광명역세권 개발은 상생의 역사를 담고 있다. 1300여 명의 시민 일자리를 만들고, 많은 세수 증대 효과를 거두는 일이지만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었다.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등 대형유통기업 3개가 한꺼번에 들어오자 중소상인들의 반대가 심했다. 생존권을 위협하는 대형유통기업 유치에 대해 중소상인들은 규탄집회, 거리행진, 화형식으로 답했다. 대형유통기업과 중소상인 간의 상생협약이 필요했다. 저는 양측에게 상생만이 윈-윈할 수 있는 길이라는 점을 인식시키고, 동의를 얻어냈다. 상생협약으로 대형유통기업은 중소상인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중소상인들은 상생협약 체결에 기여한 저와 광명시 공무원들에게 각각 감사패를 주기도 했다. 이처럼 뚜렷한 성과와 미래비전을 가진 후보는 양기대뿐이다.”
- 본선 전 당내 경선이라는 관문이 있다. 경쟁 상대를 어떻게 평가하나?
“전해철 의원은 청와대 민정수석도 역임하시고, 국회의원, 최고위원, 도당위원장 등 걸어온 길이 화려하신 분이다. 정권재창출에 기여한 핵심적인 인사지만 자치분권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다. 청와대와 국회를 경험했을 뿐, 지방자치의 현장에서 일궈낸 성과가 없다. 주민의 삶에 밀접한 정책을 기획하고 실행해본 경험이 없다는 것은 집권여당의 경기도지사 후보로는 적절치 않다고 본다.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하시는 자치분권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분이다. 이재명 후보는 대선후보까지 나오셨던 우리당의 자산이다. 스타일상 큰 곳을 지향했어야 했는데 하향지원했다. 같은 기초단체장 출신으로 장점이 많고, 촛불정국에 역할을 많이 하셨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의 갈등과 분열의 정치는 끝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늘 화합하고 상생하는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신다. 이 후보는 당선되자마자 경기도를 대권가도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 분명하다. 도정은 남경필 지사 때처럼 엉망이 될 것이다. 더구나 이 후보가 갖고 있는 여러 흠결들이 본선에서 드러날 경우 지방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양기대는 다르다. ‘광명시장 외길인생’으로 8년간 시정에만 집중했고 타 지자체에서 보기 힘든 큰 성과들을 거뒀다. 광명동굴, KTX광명역세권 개발과 그 과정에서의 상생협력, 유라시아 대륙철도 등이 그 증거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방자치의 날 기념사를 통해 언급한 지역정치인에서 광역단체장으로 성공하는 대표 모델이 될 것이다.”
- 전해철, 이재명 예비후보와는 어떤 인연을 가지고 있나?
“전해철 의원은 친구의 친구라 친구처럼 지내며 공․사석에서 자주 만난다. 이재명 후보는 열린우리당 시절 대선캠프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두 분 모두 민주당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인 것은 분명하다.”
양기대 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 경선 일정이 남북정상회담으로 빨라졌다. 그만큼 경선도 달아오르고 있는데 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나.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높다고 해서 지방선거를 낙관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 현재 이재명 후보가 잠시 수혜를 받고 있을 뿐이다. 중앙당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듯 결선투표제와 후보자 토론회를 수용했다. 예비후보 등록 직후부터 주장해왔던 내용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특히 후보의 자질과 도덕성이 중요하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제대로 된 후보를 본선에 내보내야 안정적으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민이 저를 알게 되면 판이 요동칠 것이다. 그 순간까지 저를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 결선투표제가 도입돼 후보 간 치열한 선거운동이 예상된다. 어떤 각오로 임할 생각인가.
“‘경쟁은 치열하게, 결과에는 쿨~하게’라는 마음이다. 성과와 비전, 자질과 도덕성 검증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전개할 생각이다. 당의 심사를 통해 공식적인 후보가 되었기 때문에 조금 더 각을 세우고, 인물과 정책, 도덕성과 자질을 비교할 수 있도록 당당히 제시하겠다. 그러나 무분별한 흑색선전이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다. 이번 민주당 경기도지사 경선은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경선으로 기록될 것이다.”
- 결선투표제 도입에 따른 후보 간의 ‘합종연횡’도 나올 법한데.
“고려하지 않고 있다. 양기대의 목소리를 내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는 변수가 많다. 당당히 이길 것이다.”
- 경선에서 한 차례 정책토론회가 열릴 예정이다. 어떤 방식의 정책토론회가 되기를 바라는가.
“사회자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후보 자유토론을 지향하는 형태가 좋다고 생각한다. 자유롭게 묻고 답하면서 후보자의 생각과 정책뿐 아니라 답변의 태도나 자세 등을 꼼꼼하게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 수도권의 심각한 교통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갖고 있나?
“경기도의 불편한 광역교통은 도민들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경기도에는 광역철도가 부족해 도민의 절반이상 이 자가용으로 이동한다. 편의성, 환경오염, 교통비 등을 생각하면 철도구축이 시급하다. 나는 ‘경기도 급행철도 20분 시대’를 열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경기도에 4대 거점 급행철도역을 조성하고 경기도 어디서든 20분대에 급행철도역까지 이동이 가능한 연계교통을 마련해 서울까지 20분 안에 진입할 수 있게끔 할 계획이다. 또한 경기북부 동서연결 광역철도를 만들어 북부도민의 교통권을 확실히 보장할 생각이다. 이에 더해 포화상태인 수도권남부 동서교통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해 ‘인천~부천~강남~광주’를 잇는 수도권 중앙 광역급행철도를 마련할 계획도 갖고 있다. 경기도에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이 정착돼야 수도권 교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양기대 민주당 경기도지사 예비후보. (사진=김재환 기자)
- 양기대 후보만의 경기도 복지정책은 무엇인가?
“도농복합의 경기도는 31개 시군의 상황이 저마다 매우 다르다. 또한 시군의 재정, 인구비율이 제각각이다 보니 복지수요도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경기도의 복지는 중앙정부의 복지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고 중앙정부가 마련한 복지기준에 따라 집행하는 수동적인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래서는 도민이 필요로 하는 복지서비스가 불가능하다. 일례로 경기도는 서울과 집값이 큰 차이가 없음에도 중앙정부가 정해놓은 일방적인 재산기준에 따르다보니 경기도 어르신들이 기초연금에 있어 차별을 받고 있다. 이러한 불합리한 복지체계를 바꾸는 도지사가 될 것이다. 또한 경기도민이라면 시군의 재정상황과는 무관하게 누릴 수 있는 경기도만의 복지의 기준이 없어 시군 간 복지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나는 31개 시군별 부족함을 채워 경기도민이라면 차별 없이 복지를 누릴 수 있게 경기도내 복지격차를 줄여나가겠다.”
- 양기대 후보만의 경기도 일자리정책은 무엇인가?
“제가 경기도지사가 되면 임기 내 경기도에 1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민간일자리 중심의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지방분권형 일자리창출을 추진하겠다. 나는 광명시장 시절 일자리 창출 공로로 4년 연속 고용노동부 우수상을 받았고 최근에는 문재인 정부에서 최초로 열린 지방정부 일자리 박람회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아 일자리 창출 역량을 입증했다. 이는 개별 시군이 중심이 된 일자리 창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이에 31개 시군이 일자리 창출의 전진기지로서 자신의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정책을 펼칠 수 있도록 경기도가 지원하고 도내 산업규제•입지규제 해소와 같이 개별시군이 풀 수 없는 부분에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나서 지방분권형 일자리 창출이라는 새로운 모델로 경기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
- 남경필 현 지사의 4년간의 도정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남경필 도지사는 합리적이고 포용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도지사가 되자마자 대권 도전부터 한 것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운 것이다. 이후 버스 준공영제, 미세먼지 등 굵직한 현안들이 뒤로 밀렸다. 도정에 대한 평가에서 결코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손시권·송기평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