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임준선 기자
[일요신문]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갑질 외유 의혹 등 논란에 휩싸였다.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예산으로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야당은 일제히 김 원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면서 총공세에 나선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등 야권은 6일 김기식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 돈으로 해외 출장을 간 사실과 관련해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을 구성하기로 했다.
김 원장은 19대 국회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정무위 야당 간사를 맡고 있던 2015년 5월 10일간 미국·유럽 출장을 다녀갔다. 출장에는 김 원장 외에도 자신의 여성 비서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직원 등 모두 6명이 함께 했다.
당시 출장 비용 3077만 원은 정무위 피감기관인 KIEP가 전액 부담했다. 야당은 로비성 출장이라고 지적했지만, KIEP는 해외 연구소 점검과 국제기구 협력 강화를 위한 방문이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정무위 여당 간사였던 김용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피감기관 돈으로 정무위원이 해외 출장을 가는 게 부적절하다고 생각해 단박에 거절했다”고 반발했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9대 국회 정무위 시절 한국거래소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으로부터 해외 출장을 공짜로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김 원장의 외유 논란은 또 있다. 2014년 한국거래소 예산으로 보좌관을 대동해 우즈베키스탄을 다녀오고 항공비와 숙박비 외에 110만 원대의 출장여비를 받고도 영수증을 제출하지 않은 의혹을 받고 있다.
정무위 소속 김 원장은 한국거래소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 강하게 반대하던 상황에서 거래소의 편의를 제공 받았다는 뇌물 수수 의혹으로 확전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한편, 야권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검증을 문제 삼으며,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특히, 청와대가 참여연대 출신의 김 원장을 금융권 개혁과 적폐 청산의 적임자로 내정한 이상 외유와 뇌물 의혹 논란이 임기 내내 발목을 잡을 수 밖에 없다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최흥식 금감원장의 채용비리 의혹 낙마에 이어 김 원장의 논란으로 청와대의 정책 드라이브에도 당분간 차질이 예상된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