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조선해양 회생’을 요청하는 노조원들. 사진=고성준 기자
앞서 정부는 지난달 8일 중견 조선소 치리 방안을 확정·발표하며 “STX조선해양은 고강도 자구노력과 사업재편을 하고, 한 달 내 노사 확약이 없는 경우 원칙대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채권단은 자율협약 데드라인을 9일 오후 5시까지로 설정했다.
STX조선해양는 그동안 채권단으로부터 6조 원 지원을 받았지만 부채규모는 1조 1700억 원 수준이다. 반면 자기자본은 4700억 원, 현금보유량 1500억 원, 수주잔량 16척으로 집계됐다.
정부는 STX조선해양이 16척의 선박을 만들 경우 향후 확보할 수 있는 현금이 많고, 자산매각·임직원 감축·임금 삭감 등을 통해 당장의 유동성 위기는 겪지 않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채권단이 기업회생을 위한 조건으로 내세운 조건은 자구계획안과 노사확약서 제출이었다. 특히 자구안에는 직원 인건비 등 고정비 40% 감축 등 내용이 조건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정비 40% 감축을 위해서는 사무직을 포함한 1400여 명의 근로자 중 500여 명의 근로자를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생산직 근로자에만 한정할 경우 약 75%에 해당하는 인건비를 감축해야 한다.
STX조선해양 측은 정부의 기준을 맞추기 위해 지난 8일까지 희망퇴직과 아웃소싱(외부·협력업체로 소속을 옮기는 것) 신청을 받았지만 목표치인 500명에 크게 못 미치는 144명만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퇴직 104명, 아웃소싱 40명이었다.
그럼에도 STX조선해양 노사는 마지막까지 협상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측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자구안 수용 여부에 대한 중지를 모으고 있지만 조합원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3년부터 약 5년에 걸쳐 인력 감축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더 이상 인력 감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과, 법정관리를 통한 청산보다는 인력 감축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충돌하고 있다.
반면 STX조선해양 사측은 노조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본 뒤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최악의 경우 협상도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법정관리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STX조선해양은 선수금 환급보증 발급이 중단된다. 그럼 진행 중인 계약이 파기될 가능성이 높아, 법원은 STX조선해양에 대한 청산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