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연맹에 따르면 전명규 교수는 4월 11일 “최근 불거진 여러 논란의 진위 여부를 떠나 빙상을 아껴주시는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연맹 임원으로 더 이상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연맹을 위해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빙상과 관련한 모든 보직에서 사임한다. 앞으로도 연맹과 관련된 어떠한 보직도 맡지 않겠다. 사임과 상관없이 현재 진행 중인 문체부 감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를 두고 한 빙상 국가대표 선수는 “전명규 교수에게 빙상연맹 보직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뒤에서 다 조종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언론에서 드러난 바와 같이 2014년 사퇴 뒤 2017년 빙상연맹 부회장으로 다시 복귀하는 시기에도 끊임 없이 빙상연맹과 국가대표팀 운영에 개입했다. 그냥 빙상연맹을 떠난다고 해서 그의 영향력이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그 누구도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언론의 취재가 계속되자 전명규 교수실의 명판에는 교수의 이름이 사라졌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전명규 교수는 실제 지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뒤 성적 부진 등의 이유로 빙상연맹 부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지만 계속해서 빙상연맹과 국가대표팀 운영에 개입해 왔다. 자신의 제자가 빙상연맹 분과위원이 되면 내부 자료를 공급받고 회의 상황을 일일이 보고 받았다. 분과 회의 결과가 자신의 입맛대로 결론나도록 제자에게 특정 발언을 지시했다. 한체대 출신 코치진을 시켜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외국인 지도자가 훈련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수 없도록 방해하기도 했다.
전명규 교수가 한체대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도 조성되고 있다. 부적절한 지도자 감싸기에 급급하고 불성실한 수업 태도가 도마 위에 오른 탓이다. 현재 한체대의 한 지도자는 성추문과 폭행 의혹에 빠진 상태다. 최근 경찰은 이 사건 관련 내사에 착수했다고 알려졌다. 또한 전 교수는 수업 시간에 조교의 차를 빌려 타고 골프를 치러 다녔으며 전지훈련 때도 지속적으로 골프를 쳤다는 사실이 최근 드러났다. 전 교수를 향한 부정적 여론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