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대행사 직원에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전무. 사진=한진그룹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 직장인 익명 게시판에 조현민 전무의 ‘갑질’ 행태를 폭로하는 글이 올라왔다.
조현민 전무가 지난 3월 말 대한항공의 광고제작을 맡은 HS애드와 회의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광고팀장이 조 전무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자 화를 내며 뚜껑을 따지 않은 유리로 된 음료수 병을 던졌고, 이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물을 뿌렸다는 것이다.
문제의 글은 논란이 확산되자 곧바로 삭제됐다.
특히 조 전무가 이 같은 모습을 보였지만 오히려 팀장이 회의장에서 쫓겨났고, HS애드 측이 대한항공 측에 사과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광고대행사와의 회의 중 언성이 높아졌고, 조 전무가 물이 든 컵을 바닥에 던지면서 물이 튄 것은 맞다. 하지만 직접 얼굴에 물을 뿌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후 조 전무가 회의에 참석한 광고대행사 직원들에게 개별적으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HS애드 측은 “사장이 사과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며 “고객사와 일을 공개하는 건 불가능하기에 더 이상 언급할 수 없다”고 말을 줄였다.
조양호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 전무는 1983년생으로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커뮤니케이션학과를 졸업하고, 지난 2005년 LG애드(현 HS애드)에 입사해 2년간 근무했다.
이후 2007년 대한항공으로 옮겨 광고선전부 과장, 통합커뮤니케이션실 광고·IMC 팀장으로 일했으며 2013년 상무, 2014년 전무로 잇따라 승진했다. 이에 따라 조 전무는 국내 최연소 대기업 임원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2016년에는 진에어 부사장과 한진관광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지난해 칼호텔네트워크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편 언니 조현아 사장은 지난 2014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논란이 됐다. 이 사건으로 조현아 사장은 업무방해죄 등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대한항공 부사장직을 비롯해 칼호텔네트워크, 왕산레저개발, 한진관광 등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놔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확정 판결 받으면서 복귀설이 불거지더니, 지난달 29일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땅콩회항’ 사건 후 약 3년 4개월 만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