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씨 측은 지난 9일 오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경기도 농민단체 회원 일동이 A 씨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이에 일부 언론들은 경기도농민단체, 경기도 15개 농민단체, 경기도농민단체회원일동 등이 A 씨 지지선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단체 지지선언을 하지 않았다는 해명자료
하지만 불과 이틀 뒤인 11일 경기도농민단체협의회(회장 김윤배, 이하 경농단협)는 “A 후보 지지선언을 하지 않았다”는 반박 성명을 냈다. 그러면서 경농단협은 지지한 후보가 없다고 강조했다.
경농단협은 경기도 농민 8만 8000여 명을 대표하는 협의회로 16개 산하 단체로 구성돼 있다. ‘일요신문’ 취재결과 경농단협은 물론 협의회 산하 16단체 어디도 단체나 회원 전체가 지지선언을 한 곳은 없었다. 경농단협이나 구성단체가 특정후보나 정당 지지선언을 할 경우 단체구성원간 협의가 되어야만 한다.
경농단협 김윤배 회장은 “언론에서 보도된 내용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한 적도 없는 경기도 농민단체들을 호도한 셈”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경농단협은 9일 언론보도에 대한 지지선언 당사자인 한국농업경영인 가세현 경기도연합회장에게 특정후보 지지선언에 대한 입장 해명을 요청했다. 경기도농민단체와 회원 간 오해의 소지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가 회장은 11일 답변서를 통해 “본인은 경기도 농업인단체 회원의 한사람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했을 뿐 15개 농민단체나 경농단협 명칭을 사용하지 않았다. 일부 언론이 15개 단체로 보도하는 등 경농단협이 지지하는 것으로 오해의 소지가 발생한 것에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회장은 “6.13 지방선거 관련 일부 인사들의 도가 넘는 언론사 이용 행태로 인해 일부 언론사들도 착오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며 “경농단협이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언론사들의 정정보도와 후보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김 회장은 특히 “단체 상호간 협력체계가 유지되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는데 힘써도 모자랄 판에 정치권과 언론이 오해를 불러일으켜 논란을 만들면 되겠나”라며 “농민을 이용해 국민들의 눈과 귀를 호도하는 행위에 대한 엄중한 대책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 후보 측 관계자는 “가 회장 외 임원 몇 분이 진정성 있게 준비하신 지지선언이라고 여겨졌으며, 경농단협 임원회의를 거친 것으로 전해 들었다. 또한, 시기적으로 총회 등을 거쳐 지지선언을 표명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자신들 역시 “단체 전체를 지칭하지는 않았다”며 “오히려 다른 경농단협 임원들의 눈치를 본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도농민단체협의회는 이번 지방선거에 제안할 16개 소속단체의 농정공약을 취합해 후보들이 아닌 각 당의 공식통로를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이에 지난 6일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박광온 위원장과 10일 자유한국당 경기도당 주광덕 위원장에게 농업정책 공약제안서를 전달했다.
각 당 후보들이 확정되면 한 자리에 초청해 농정 공약 검증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선 후보자들의 지지선언 자체가 전혀 문제될 것은 없지만 자칫 선거 과열 양상을 초래하거나 지나친 줄세우기 논란으로 선거판을 혼탁하게 하는 등 우려스럽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