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전 금감원장
김 전 금감원장은 4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직의 무거운 부담을 이제 내려놓습니다.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립니다”며 “선관위의 결정 직후 이를 정치적으로 수용하고 임명권자께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누를 끼친 대통령님께 죄송한 마음입니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공천 탈락이 확정된 상태에서 유권자조직도 아닌 정책모임인 의원모임에, 1000만원 이상을 추가 출연키로 한 모임의 사전 결의에 따라 정책연구기금을 출연한 것이 선거법 위반이라는 선관위의 판단을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심정입니다”고 덧붙였다.
김 전 금감원장은 “법 해석상 문제가 있는 경우 선관위는 통상 소명자료 요구 등 조치를 합니다만 지출내역 등을 신고한 이후 당시는 물론 지난 2년간 선관위는 어떤 문제제기도 없었습니다. 이 사안은 정말 문제가 될 거라고 생각지도 못한 일입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법률적 다툼과는 별개로 이를 정치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며 “주어진 소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였습니다만 취임사에서 밝혔듯이 공직을 다시 맡는 것에 대한 회의와 고민이 깊었습니다. 몇 해 전부터 개인적으로 공적인 삶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에도 누군가와 했던 약속과 의무감으로 버텨왔습니다”고 전했다.
김 전 금감원장은 “제가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된 이후 벌어진 상황의 배경과 의도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국민들께서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합니다”며 “저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짧은 재임기간이지만 진행했던 업무의 몇 가지 결과는 멀지 않은 시간에 국민들께서 확인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고 밝혔다.
그는 “저에 대해 제기된 비판 중엔 솔직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들이 있었습니다”며 “그러나 돌이켜보면 어느 순간 저의 삶이 뿌리째 흔들린 뒤, 19살 때 학생운동을 시작하고 30년 가까이 지켜왔던 삶에 대한 치열함과 자기 경계심이 느슨해져서 생긴 일이라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반성하고 성찰할 것입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 전 금감원장은 “저는 비록 부족하여 사임하지만 임명권자께서 저를 임명하며 의도하셨던 금융개혁과 사회경제적 개혁은 그 어떤 기득권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고 글을 맺었다.
최선재 기자 sun@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