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열린 ‘KRA컵 마일(GII)’에서 김영관 조교사(왼쪽 사진) 마방 소속 ‘디바이드윈드’가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한국마사회
강력한 도전마로 분류된 월드선은 3위에 머물렀는데, 필자의 복기상 제대로 뛰었다면 2위는 가능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우승마 디바이드윈드와의 차이가 불과 1.5마신(0.3초)밖에 나지 않았는데, 스타트 이후 옆에 있던 영광의챔프와 부딪히며 순간적으로 뒤로 처졌기 때문에 3위에 그쳤다고 보는 것이다. 출발 당시 방해만 받지 않았다면 2위는 충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경주의 결과는 이러한 변수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나오는 산물이긴 하나, 월드선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아쉬웠을 것이다.
결국 부산 경주마가 나란히 1, 2, 3위를 기록해 이번에도 부산의 압승으로 끝났다. 서울에서 내려간 세 마필 중에서 마스크는 4위를 하며 나름대로 가능성은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승마와 차이도 불과 2마신밖에 나지 않았고, 막판까지 크게 처지지 않는 경주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홈에서 펼쳐질 코리안더비에서는 의외의 결과도 기대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복승률 100%를 기록 중이었으나, 필자가 어렵다고 예상했던 영천더비와 가온챔프는 역시 5위와 6위에 그치며 입상권 진입에 실패했다. 영천더비는 안쪽선입 작전의 최적 전개로 맞섰지만, 결국 역부족을 드러내며 5위에 그쳤고, 선행에 나섰던 가온챔프는 직선에 들어서자마자 역전을 허용하는 난생 처음 겪어보는 굴욕적(?)인 모습 속에 큰 차이로 6위에 머물고 말았다. 물론 가온챔프는 체중도 많이 빠지는 등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감도 없지 않았지만 흐름이 그리 빠르지 않았는데도 그 정도로 큰 차이의 패배는 실망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필자가 출전에 의미를 둔다고 했던 영광 시리즈(영광의위너, 영광의챔프)는 말 그대로 출전에 의미를 둔 듯 현격한 기량차이를 보이며 뒤에서 1, 2등을 하고 말았다.
이번 KRA컵의 결과를 통해서 두 번째 관문인 코리안더비를 예측해보자면, 이번 대회에서 1위에서 4위를 기록한 마필들이 우승을 다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걸음이 변하는 3세마라 변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이들 마필들이 성장속도가 빠르고 나머지 마필들은 능력 차이가 뚜렷해 단기간에 이변을 기대하기는 무리로 보인다. 굳이 이 마필 안에서 우열을 논하자면 ‘관리의 천재’로 불리며 경주마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뽑아내는 김영관 마방에서 우승마가 나올 가능성은 좀 더 높다 하겠다.
이병주 경마전문가
지난 경주로 본 다음 경주 관심마 ‘티즈런’ 체격도 혈통도 굿 4월 첫째주 (4월 6~8일)에 펼쳐진 경마 중에서 다음 출전 때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전력 변화마와 사연있는 마필을 소개한다. # [부-외3]오섬킹이지(3세·수·6전0/3/1·춘강·토마스 부:Oxbow, 모:Ravionetta)=단승식 1.6배가 말해주듯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교학상장과 시종일관 선두경합을 펼치고도 여유있는 2위를 기록했기에 다음 경주가 기대되는 마필이다. 데뷔전부터 연속 2위를 기록하며 관심을 모았다가 이후 두 번의 경주에서 3위와 4위에 머물렀고, 직전경주에서는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6위에 그쳐 능력정체로 평가되었으나, 이번 경주를 통해서 완벽한 전력의 향상을 보였다. 초반과 중반에 무리한 경합으로 오버페이스를 했음에도 막판까지 지치지 않는 걸음을 보였다는 점에서, 3등급 중위급 경주에서는 입상도전이 가능할 전망이다. 사실 그동안의 경주도 면밀하게 분석해보면 상대가 강했을 뿐 능력 자체는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선입으로도 곧잘 뛰어주는 편이고, 외곽에서도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뛰어주는 모습을 볼 때 주행습성도 비교적 자유로워 보인다. # [서-외2]티즈런(4세·수·14전2/2/5·최몽주·송문길 부:티즈웨이, 모:PARISIAN GEM)=토요일 마지막 경주에서 인기 2위로 팔렸으나 머리차로 아쉽게 3위에 머문 마필이다. 이전 승급전에서도 3위를 기록해 많은 인기를 모았는데, 그 당시와 이번은 경주 내용이 달랐다. 직전에는 중위권에서 편하게 전개하고 3위를 기록한 반면, 이번에는 출발부터 삐끗하며 게이트에서 늦게 나왔고, 포화주로에 거리가 대폭 줄어든 빠른 흐름의 경주에서 최후미 전개를 펼치고도 3위까지 올라왔다는 것이다. 필자의 눈에는 이번 경주의 내용이 훨씬 좋았다. 마필의 기본능력상 강자급은 아니지만, 2등급 중위권 편성에서는 언제든지 입상을 기대할 수 있는 전력이라 하겠다. 좋은 체격을 타고나기도 했지만 혈통적으로도 상당한 기대치를 가질 수 있는 마필이다. 부마인 티즈웨이(Tizway)가 현역시절 [G1]경주를 여러 번 우승했던 좋은 혈통의 씨수말인 데다 혈통적 배합도 나쁘지 않다. 부계와 모계를 따져보면 이 조합의 자마들은 국내에서 총 13두가 출전해 156전20/20/20의 성적으로 복승률 26%, 연승률 39%를 올리고 있고, 1군에 진출한 마필은 1두가 있다. # [서-국5]미르파크(3세·암·4전1/1/0·박정재·박윤규 부:엑톤파크, 모:펠라피네)=이전과 달리 깜짝 선행 이후에 압도적인 능력을 발휘하며 7마신 차의 대승을 기록한 마필이다. 물론 암말 경주였고, 편성이 약해 인기를 모으긴 했지만, 이 정도로 잘 뛸지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또한 이전 세 차례 경주에서는 중위권 내지는 후미에서 추입작전을 펼쳤는데, 이번에는 쉽게 선행을 장악했고, 종반에도 압도하는 경주력을 보인 것이다. 이번 경주를 통해 완벽한 전력의 향상이 이뤄진 것으로 추측된다. 혈통적으로 뛰어난 편은 아니고, 암말이라는 한계도 있지만, 뚜렷한 전력향상이 이뤄졌기에, 5등급에서도 충분히 해볼 만한 전력으로 평가한다.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