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왼쪽)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23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명희 이사장이 여러 사람을 상대로 폭행 및 욕설·폭언을 했다는 의혹에 관해 오늘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내사는 경찰이 정식수사에 들어가기 앞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범죄 혐의점을 검토하는 절차다.
앞서 SBS는 이명희 이사장이 지난 2013년 여름 조양호 회장 자택 리모델링 공사에 참여한 한 작업자에게 폭언·욕설을 하고, 무릎을 꿇린 채 따귀를 때리고 무릎을 걷어차는 등 폭행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진 계열사인 인천 하얏트호텔 직원들은 JTBC에 “이명희 이사장이 자신을 몰라보고 ‘할머니’라고 부른 직원에게 폭언하고, 회사를 그만두도록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익명 게시판 등에는 이명희 이사장이 그룹 계열사 직원이나 운전기사, 가정부 등에게 ‘갑질’을 일삼았다는 제보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관련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들을 통해 피해 호소인을 접촉, 피해 일시 및 경위 등 사실관계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하얏트호텔 등 인천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은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사실관계를 확인해 서울경찰청에 넘길 예정이다.
한편 차녀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논란에 총수 일가 탈세 의혹까지 불거지자 조양호 회장은 지난 22일 사과문을 통해 “제 가족들과 관련된 문제로 국민 여러분과 대한항공 임직원들게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조현민 전무에 대해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하고,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사장직 등 현재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이날 관세청은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밀수·관세포탈 혐의와 관련해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와 조현민 전무의 업무공간인 소공동 한진관광 사무실, 김포공항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등 관계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