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항소심을 진행 중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왼쪽)과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 사진=연합뉴스
26일 대법원에 따르면 임우재 전 고문 측은 지난 25일 이혼소송 항소심의 재판장을 바꿔달라는 내용의 항고이유서를 대법원 3부에 제출했다.
앞서 임우재 전 고문과 이부진 사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첫 변론은 지난해 12월 서울고법 가사3부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당시 가사3부를 담당하던 민유숙 부장판사가 대법관 후보로 지정·임명되면서 기일이 변경, 재판장도 강 아무개 부장판사로 교체됐다.
재판장 변경 이후 지난달 15일로 첫 변론기일 잡았지만, 예정일 직전 임우재 전 고문 측에서 법관기피신청서를 제출하면서 다시 기일이 밀렸다.
임 전 고문 측은 “이혼소송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의 강 부장판사가 과거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에게 안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재판부와 삼성그룹 오너 일가의 긴밀한 관계로 재판이 객관성을 갖고 진행될지 우려되기 때문에 법관을 기피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재판이 불공정하게 진행될 우려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임우재 전 고문 측의 기피신청을 기각했다. 임 전 고문 측은 이같은 법원의 결정에 즉시 항고했다.
이어 장충기 전 사장과 담당 재판부 간 유착 의혹 보도가 재차 나오자, 임 전 고문 측이 이번에는 대법원에 항고이유서를 제출한 것이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혼소송 담당 재판장이 동생의 인사와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문자 메시지를 장충기 전 사장에 보내며 “그동안 진 신세 가슴에 새깁니다”는 내용을 보냈다고 한다.
또한 강 부장판사는 인터넷에 일정표 앱 활용 동영상을 올리면서도 영상 중간에 삼성페이를 노출한 후, 장 전 사장에 “자연스럽게 삼성페이 화면을 스쳐가듯이 소개했다”고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성매매 사건이 그가 오래 살기 위한 것이라는 기사 링크도 장 전 사장한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임우재 전 고문 측은 항고이유서에 “언론을 통해 추가로 밝혀진 문자메시지는 해당 재판장과 삼성 사이에 내밀한 친분관계가 없다면 보내기 어려운 내용”이라며 “이러한 재판장이 삼성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 사장의 이혼소송 재판을 맡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에서는 임우재 전 고문의 재판부 기피신청을 받아들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사람의 이혼 소송은 지난 2014년 10월 처음 제기된 이후 4년여가 되어 간다.
한편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당시 부장판사 권양희)에서 열린 이혼소송 1심은 지난해 7월 두 사람의 이혼을 결정하며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이 사장을 지정하며 이부진 사장의 손을 들어줬다. 임 전 고문에게는 자녀를 매달 1차례 만날 수 있는 면접교섭 권리를 인정했다. 하지만 임 전 고문은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