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함께 디저트 ‘민족의 봄’을 개봉 후 박수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일요신문] 11년 만에 열린 2018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특히 ‘비핵화’에 대한 양측 정상의 의지가 담긴 ‘합의문’의 성과는 한반도를 넘어 회담을 앞둔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전 세계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10시간 넘게 진행된 어제 회담 일정에서 여러 장면이 목격됐다. 그 중에서 꼭 뒈집어 봐야 할 부분들이 있다. 특히 주목해볼 만한 부분은 북한 현지 사정에 대해 여과없이 너무나 솔직하게 내보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화 도중 발언들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차례 방북을 권유했다. 이에 우리 문재인 대통령 역시 흔쾌히 수락했다.
다만 이동 수단에 대해선 양측 모두 여지를 남겼는데, 김 위원장은 유독 항공편을 권유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걸어와 보니 우리 도로라는 게 불편하다. 비행기로 오시면 제일 편안하시다”라며 ”이제 오시면 공항에서 영접 의식을 하면 잘 될 것 같다”고 권했다.
놀라운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솔직함이었다. 북한은 김정은 시대 들어 각종 토목 사업 등 경제적 성과를 내기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철도와 도로 등 기본 SOC 시설 면에선 여전히 역부족인 상황이다. 제대로 된 경제 성과를 위해선 이 같은 시설들이 필수조건이지만 여의치 않다.
김정은은 이 같은 본국의 사정에 대해서 여과없이, 그리고 스스럼 없이 내보였다는 점은 특기할 만한 부분이다.
이미 김정은은 앞선 전원회의를 통해 기존 ‘핵-경제 병진노선’의 후퇴를 시사한 바 있다. 다만 국제사회의 여전한 대북제재로 인해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앞서 솔직한 발언들은 곧 남한, 더 나아가 국제사회의 경제적 지원 요청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우리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앞으로 북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라고 화답했다. 남북 간 경의선, 동해선 철도 연결은 이전 부터 논의되어 온 핵심 경협 사업이기에 주목할 부분이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