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국 자주만나 종전-불가침 약속하면 어렵게 핵 가지고 살 필요 없어”
국제사회 공개 약속도...문재인 “환영”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장면.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29일 춘추관에서 ‘2018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이 같은 내용 등 두 정상의 합의사항을 공개했다.
윤영찬 수석 브리핑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에서 북부 핵 실험장 폐쇄를 5월 중 실행할 것이라며 이를 국제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와 언론인들을 조만간 북한으로 초청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뜻을 밝히고 “일부에서 못쓰게 된 것을 폐쇄한다고 하는데, 와서 보면 알겠지만 기존 실험시설보다 더 큰 2개의 갱도가 더 있고 이는 아주 건재하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이 같은 북한 핵 실험장의 폐쇄 공개 방침에 대해 즉시 환영했고, 양 정상은 한국-미국 전문가와 언론인 초청 시점 등에 대해서는 북측이 준비되는 대로 일정을 협의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남북정상회담 장면. 한국공동사진기자단
김 위원장의 핵 실험장 폐쇄 및 대외 공개 방침 천명은 향후 논의될 북한 핵의 검증 과정에서 선제적이고도 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 위원장은 “미국이 북에 대해 체질적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와 대화를 해 보면 내가 남쪽이나 태평양 상으로 핵을 쏘거나 미국을 겨냥해서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며 “앞으로 자주 만나 미국과 신뢰가 쌓이고 종전과 불가침을 약속하면 왜 우리가 핵을 가지고 어렵게 살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조선 전쟁의 아픈 역사는 되풀이하지 않겠다. 한 민족이 한 강토에서 다시는 피 흘리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결코 무력 사용은 없을 것임을 확언 한다. 우발적 군사충돌과 확전 위험이 문제인데, 이를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방지하는 실효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장을 전했다.
이날 윤 수석은 북한 북부 핵실험장 폐쇄 조치와 함께 남북한 표준시를 서울시로 통일시키기로 한 합의사항도 전달했다.
한편, 그동안 야권과 일부 언론에서 지적했던 북한 풍계리 등 북부 핵실험장은 이미 가동이 불가한 낙후된 시설이기 때문에 북한이 국제사회에 정치적 쇼잉을 위한 도구로 ‘북부 핵실험장 폐쇄 카드’를 사용한 것일 뿐이라며, 비판했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