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이 후 남북관계 개선으로 일상에 어떤 변화의 바람이 불 지 관심이 증폭된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종전선언 청년층 궁금증 ‘군대 안 가도 될까요?’
군 입대를 앞둔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는 종전선언으로 군대를 가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 현실화되는 지다. 군 입대를 앞둔 남성들은 물론이고, 아들을 둔 엄마 등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군 입대를 미루는 게 나을까요?” “우리 아들 군대 안갈 수 있을까요?” 등의 질문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세계적 추세에 비추어 최소한 병력 감소나 군축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다. 현재 북한의 병력은 많게는 120만 명에서 적어도 70만 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북한의 인구통계에서 70만 명에 대한 기록이 누락돼 있어 최소 70만 명 이상이 군 복무 중인 인원으로 잡히고 있다. 북한은 2013년 육해공군 3군 체계에서 ‘전략군’을 창설해 현재 4군 체계를 운용 중이다. 전략군은 핵미사일 전략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보진영에서는 판문점 선언의 ‘군축, 비핵화, 종전’ 등 키워드가 평화협정을 통해 구체화되고 실제 이행될 경우, 병력 축소는 당연한 수순일 것으로 평가한다. 이 경우 우리나라도 일정 수준의 군축 계획을 통해 병력을 줄여나가게 된다. 전문가들은 30만 명 이하 수준의 병력으로 국내 군대가 유지될 것으로 평가한다. 현재의 절반 이하로 군인 수가 줄어들면 징병제에서 모병제 전환도 기대할 수 있다. 남북의 군인 절대 수가 줄어들면 이들이 생산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돼 경제적으로도 이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평화협정이 예상대로 차차 이뤄지면 최소한 2~3년 안에 초보적 수준의 군축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군 복무를 앞둔 청년들의 간절함에도 종전 선언으로 징병제가 당장 폐지되기는 쉽지 않다. 최소한의 국경 방어와 급변하는 국제 정세 등 외교 문제로 군대 유지가 필수적인데 출산율이 감소해 모병제로 적정 병력을 유지하는 것이 힘들 수 있다. 또 헌법 제39조에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명시하고 있어, 개헌부터 관련 법률에 대한 대대적 손질 등이 필요하다.
대부분 유럽국가들은 냉전 이후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했지만 다시 징병제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증가해 스웨덴은 지난해 모병제를 폐지하고 징병제를 재도입하기로 결정했다. 모병제 전환으로 사병 수가 감소하면, 국방부처의 기득권 유지가 힘들어진다. 이에 따른 국방부 및 방위산업 종사자의 반대 목소리도 극복해야 할 어려움 중 하나다.
평양냉면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하며 우리나라에도 평양옥류관 분점이 생기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 핫한 평양냉면, 진짜 평양 옥류관 맛 서울서 볼 수 있을까?
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커진 만큼 남북정상회담 만찬 메뉴도 연일 대중의 관심사로 회자됐다. 그중에서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회담 당일 직접 평양에서 공수해왔다는 ‘옥류관’ 평양냉면에 특히 이목이 쏠렸다. 평양냉면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정상회담이 열린 후로 유명한 평양냉면 식당은 식사시간이 아닌데도 대기를 해야 할 만큼 줄이 늘어서는 등 가게마다 손님이 크게 늘어났다. 급기야는 옥류관 서울 분점을 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한 상황이다.
옥류관은 1961년 김일성의 교시로 만들어진 식당이다. 평양냉면을 대표메뉴로 하는 옥류관은 평양을 본점으로 베이징, 네팔, 아랍에미리트 등 전 세계에 분점을 갖고 있다. 북한의 외화벌이 중 요식업이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세계 곳곳에 이미 분점을 내고 운영 중이기 때문에 곧 우리나라에도 옥류관이 상륙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북한의 해외 식당 운영은 당 차원의 핵심 사업이기 때문에 통상 우리가 생각하는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처럼 손쉽게 분점을 내기는 어렵다. 북한은 식당 분점 주관부처가 당 조직 정비에 따라 바뀔 정도로 나라의 핵심 사업으로 관리되고 있다. 심지어 정확한 식당 운영의 주무 부처가 어디인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코트라에 따르면 가장 최근 개점한 것으로 알려진 두바이 옥류관은 그 운영 주체가 평양대외봉사총국이나 문화체육성 산하기관이 아니라 북한 외교부인 것으로 추측될 뿐이다. 다만, 남북 문화교류 활성화에 따른 시범 케이스로 우리나라에 옥류관 분점을 내는 것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 경우 식당 운영 주체와 그에 따른 국제적 대북제재조치에 역행하게 될 소지가 있어 논란이 될 수 있다.
# 기차타고 영국까지? 가장 기대감 컸던 경원선 언급 없어 아쉬워...
“남과 북은 1차적으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여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들을 취해나가기로 한다.”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경의선과 동해선 등 남북 철도 연결 방침이 선언문에 직접적으로 명시됐다. 남북 간 이동이 자유로워질 경우 북한 여행은 물론 철도를 통해 영국 런던에 도착하는 대륙횡단 기차여행도 가능해진다. 이런 기대감에 온라인에서는 우리나라에서 출발해 유럽으로 향하는 가상 열차 티켓 사진이 등장하기도 했다.
남과 북의 주요 철도 노선은 경의선, 경원선, 동해선 3개다. 이 중 경의선을 제외한 나머지 노선은 남과 북의 철도가 연결돼있지 않다. 판문점선언에서 가장 먼저 언급된 동해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강릉에서 북한 원산과 나진을 지나는 노선이다. 특히 시베리아 횡단쳘도(TSR)와 연결될 경우 대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0년대 초 남북 선로 연결 사업이 추진됐지만 강릉에서 북한 제진 구간(110.2km)이 아직 연결돼 있지 않다.
서울~신의주 구간을 잇는 경의선의 경우 이미 연결돼 있다. 2007년 시험운행을 시작으로 화물열차가 실제 운행을 했으나 2008년 박왕자 씨 금강산 피격사건으로 폐쇄됐다. 다만 연결된 선로 노후화가 심해 열차 최대 운행 속도가 시속 30km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선로 현대화와 복원이 이뤄지면 속도 문제 극복도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경의선을 이용하면 신의주에서 압록강을 건너면 바로 있는 중국 철도 거점 단둥을 통해 중국횡단철도(TCR)와도 연결이 가능하다. 또 여러 갈래로 뻗어있는 중국 철도망을 통해 모스크바, 파리, 런던까지 갈 수 있다.
판문점선언에서 언급되진 않았지만 대중의 기대감이 큰 것 중 하나가 경원선 연결이다. 남북 선로 연결을 위해 백마고지~월정리~평강의 26.5km만 복원하면 되기 때문이다. 국내 여행사 하이썬투어 관계자는 “가장 기대되는 여행상품은 서울역에서 출발해 평양~러시아~유럽을 거쳐 영국 런던에 도착하는 대륙횡단 기차여행일 것”이라며 “비용은 구성에 따라 400만~700만 원 정도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북한 중심부 평양 구경하고, 개마고원 트레킹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4월 27일 저녁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건배를 제의하며 “오래전부터 이루지 못한 꿈이 있는데 바로 백두산과 개마고원을 트레킹하는 것”이라며 “내가 퇴임하면 백두산과 개마고원 여행권 한 장 보내주시지 않겠나?”고 말했다. 이 후 개마고원 트레킹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도 한번쯤 꼭 가보고 싶다고 했던 개마고원은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대지를 자랑해 ‘한반도의 지붕’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지대가 높아 사람이 거의 살지 않기 때문에 자연환경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고 다양한 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개마고원에 대한 관심이 커 우리나라에서도 이 지역을 생태관광지역으로 개발하자는 주장이 여러 차례 제기됐다. 국토연구원은 2013년 ‘유라시아협력시대의 한반도 개발협력 핵심 프로젝트와 추진전략’ 보고서를 통해 백두산-개마고원-중국-러시아를 잇는 연계관광루트 개발을 장기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도로 엔지니어링 업계에서도 ‘개마고원 익스프레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이는 도로나 철도 등을 묶어 개마고원을 지나 러시아로 연결시키는 프로젝트다. 결국 남북 관계가 개선을 전제로 교통 인프라만 구축돼도 천혜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개마고원 관광이 가능하다는 것.
한국관광공사의 2015년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북한관광지 중 선호가 높은 곳은 금강산, 평양, 백두산, 개마고원 등이다. 연령이 높을수록 생태관광지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젊은 층은 북한의 심장인 평양에 대한 호기심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평양 관광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통일부 승인 하에 2003년 평양 관광이 이뤄졌다. 평화항공 여행사는 지난 2003년 5월 최초로 평양 관광을 시행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평양, 남포, 정주, 묘향산 등을 둘러보는 4박5일 코스에 요금은 1인당 220만 원 수준에서 이뤄졌다. 당시 일반인 관광객들은 인천공항에서 북한의 고려민항을 타고 출발해 북한으로 입국했다. 북한의 도로 시설이 낙후돼 다시 평양관광이 재개된다면 비행편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편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재은 기자 silo123@ilyo.co.kr
평양 옥류관 서울분점 있었다...“내가 진짜” 법적 분쟁까지 1999년 서울 하늘 아래 평양옥류관 이름을 내건 식당 두 개가 출점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과 개포동에 평양옥류관이 문을 연 것. 발원무역은 1999년 5월 서울 역삼동에 옥류관 서울점인 ‘주식회사 옥류관’을 개점했다. 옥류관 서울점은 평양냉면과 평양온반, 평양불고기 등 20가지 메뉴를 판매했다. 평양옥류관에서 조리법을 연수받은 박 아무개 씨가 고문을 맡았다. 발원무역은 일본 조총련계 기업인 파르무역을 통해 분점개설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식자재는 물론 냉면그릇 등 각종 집기류까지 북한에서 공수해왔다. 옥류물산은 1998년 중국의 심양비행선광고 유한공사와 ‘평양옥류관’ 체인점 계약을 체결했다. 또 평양에서 직접 제조한 냉면사리를 공급받기로 약정했다. 1999년 4월 즈음 옥류물산은 서울 개포동에 평양옥류관을 개점해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두 옥류관은 상표권을 두고 법적 다툼도 벌였다. 역삼동 옥류관을 운영하던 발원무역이 개포동에서 옥류관을 운영하던 옥류물산에 대해 상표등사용금지가처분 신청을 낸 것. 하지만 이는 기각됐다. 지금은 서울에 평양옥류관이 한 곳도 운영되지 않고 있다. 두 옥류관 모두 2000년 후반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금] |
주한미군 논란 재점화…청와대는 철수설 ‘절레절레’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자 조심스레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가능성을 언급하는 발언이 나오며 논란이 불거졌다.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가 외교안보 전문지인 ‘포린 어페어스’에 “평화협정 체결 후에는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히면서다. 이 발언이 곧 주한미군의 감축 또는 철수를 암시해, 판문점선언에 드러나지 않았지만 주한미군 철수까지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미동맹 균열을 우려 목소리가 불거지며 공세가 거세졌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판문점선언이 결국 주한미군 철수와 한반도 핵우산 철폐를 의미했던 건지 문재인 대통령이 분명히 대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평화협정이 주한미군 철수 협정으로 연결된다면, 진정한 평화협정이 될 수 없다는 측면에서 문정인 특보의 즉각 해임을 거듭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청와대는 긴급 브리핑을 통해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이기 때문에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즉각 입장을 밝혔다. 주한미군 철수와 평화협정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못을 박으며, 판문점선언에서 주한미군 철수로 화제가 옮아 붙는 것에 대해 원천 차단한 셈이다. 방산업계 한 관계자는 “외교적 카드로 주한미군의 상징성이 크기 때문에 남북에 평화가 정착한다고 해서 주한미군 철수가 이루어진다고 전망하기는 어렵다”며 “또 우리 군은 실제 전쟁을 기획하고 전략을 세워본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주한미군 철수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어, 지난해에는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조속한 전작권 전환을 주문하기도 했다. 다만 굳건한 한미동맹을 전제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점치기는 어렵다. [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