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피칭을 이어가던 류현진의 부상은 선수단은 물론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현지 기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꽤 심각한 부상이다. 근육이 떨어져 뼈가 보일 정도다. 복귀는 올스타전 이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 류현진으로선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의학 전문가들은 류현진의 부상 정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을까. 한국 스포츠 재활의 선구자이자 17년간 국가대표 주치의를 맡았던 나영무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부위원장(솔병원 대표원장)은 일요신문과의 통화에서 류현진 상태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류현진의 부상은 왼 허벅지 내전근 부상이다. 근육은 뼈의 양쪽에 붙어 있는데 가운데가 찢어지면 그나마 회복이 빠른 편이다. 그러나 뼈의 양쪽에 붙어 있는 부위가 찢어지면 잘 붙지도 않고 붙었다고 해도 재발될 확률이 높다. 기사로만 접한 류현진의 부상은 상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상 전까지 몸 상태에 전혀 이상이 없었던 류현진이 투구 동작에서 갑자기 부상을 당한 건 어떤 이유에서일까. 나영무 원장은 이런 설명을 곁들였다.
“근육의 긴장도가 높고 타이트해지면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이 나타날 수 있다. 투수가 공을 던질 때 폭발적인 힘을 실어야 하는데 그때 발을 들여 올렸다가 차낼 때 근육을 잡아당기는 강도가 강하면 그런 상태가 될 수 있다. 평상시 근육이 많이 뭉쳐 있었거나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근육의 힘이 떨어질 때도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무엇보다 류현진은 최근 성적이 좋았다. 그 좋은 성적이 선수의 기분을 흥분 상태로 이끌었을 것이다. 다른 때보다 좀 더 강한 투구 동작이 나왔거나 평소보다 더 강한 힘으로 투구하다가 근육 손상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나 원장이 생각하는 류현진의 회복 시기는 4주에서 6주 사이. 직접 진료한 것도,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들여다 본 게 아니라 정확한 진단은 어렵지만 알려진 상황에서 유추해 본다면 두 달 안에는 다시 공을 던질 수 있다는 내용이다.
“미국이기 때문에 구단에서 재활에 더 많은 신경을 기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운동 선수는 스물여섯 살 이후부터 노화가 시작된다. 서른 살을 넘긴 류현진도 이 부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한창 젊을 때에 공을 던지는 것과 지금은 준비 운동부터 웨이트트레이닝까지 차이가 많을 수밖에 없다. 재발이 잘 되는 부위라 조급히 생각지 말고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든 후에 마운드에 오르길 바란다. 이후 비시즌 동안 보강 훈련을 진행한다면 선수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다.”
이영미 스포츠전문기자 riveroflym@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