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일당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해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하고 있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고성준 기자
김경수 의원은 지난 4일 오전 10시 서울지방경찰청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23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5일 오전 9시쯤 귀가했다.
김경수 의원은 경찰청을 나서며 “긴 시간에 걸쳐 충분히 소명했고 설명했다”며 “나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하고 있다. 자유한국당도 이제는 국민들을 위한 역할과 책임을 다해달라”고 전했다.
경찰은 김경수 의원을 상대로 댓글 여론조작 관여 여부, 드루킹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은 과정 등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 전반에 대한 사실관계를 조사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의원은 조사 과정에서 “지난 3월 15일 드루킹이 텔레그램으로 보낸 협박 문자를 보고, 다음날 한 아무개 보좌관에게 확인해보니 이를 시인해 즉시 반환하라고 하며 사직서를 제출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드루킹은 자신이 운영한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회원인 도 아무개 변호사를 지난해 대선 이후 일본 오사카 총영사로 김경수 의원에게 추천했다가 무산되자, 한 보좌관의 금품수수 사실을 언급하며 김 의원에게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한 보좌관은 김 의원 지시대로 즉시 돈을 돌려주지 않았고, 드루킹이 구속된 다음 날인 3월 26일에야 돈을 돌려줬다. 한 보좌관은 지난해 9월 드루킹의 지인 김 아무개 씨(필명 ‘성원’)에게 현금 500만 원을 받은 혐의(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입건된 상태다.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의 인사추천과 관련해 “2017년 대선 이후 6월 드루킹이 먼저 도 변호사에 대한 오사카 총영사 직위를 요청했다. 대상자 이력과 경력 등으로 봐 적합하다고 판단해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추천했다”며 “하지만 오사카 총영사의 경우 정무·외교경력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받아, 지난해 11월 드루킹에게 그 답변을 그대로 전달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드루킹의 댓글조작을 알았는지에 대해서는 “2016년 9월 드루킹이 선플(긍정적 댓글) 활동에 동참하겠다고 했고, 이후 네이버나 다음에서 자발적 선플 활동을 한 것으로 안다”며 “매크로(동일작업 반복 프로그램)를 이용한 네이버 댓글 순위 조작은 언론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김경수 의원은 “드루킹에게 보낸 기사 URL(인터넷 주소) 10건도 드루킹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함께 보냈다”며 “정치인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한다”는 취지로, 불법 댓글조작은 자신과 무관하다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