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페이스북 캡처
[일요신문] 인간은 모두 늙는다. 하지만 르브론 제임스에겐 이마저도 예외인 듯 하다.
NBA의 ‘킹’ 제임스가 8년 연속 동부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서 1번 시드 토론토를 상대로 4연승 ‘스윕’을 거뒀다. ‘설의 2003년 드래프티’ 르브론은 전성기 못지 않은, 어쩌면 전성기보다 뛰어난 활약으로 팀을 이끌었다.
그는 84년생(만 33세, 한국식 나이로 35세)으로 고등학교 졸업 직후 NBA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그가 참가한 2003년 드래프트는 유독 ‘대어’들이 많이 참가했다. 1순위 제임스를 필두로 3순위 카멜로 앤써니, 4순위 크리스 보쉬, 5순위 드웨인 웨이드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모두 NBA에서 큰 족적을 남긴 이들이다. 하지만 30대 중반의 연령대로 들어선 만큼 NBA 무대에서 볼 수 없거나 예전 같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스타 선정 11회, 파이널 우승 2회 등의 기록을 남긴 크리스 보쉬는 코트에서 찾아볼 수 없다. 불운하게도 2015-2016 시즌 중 폐혈전이 발병해 코트를 떠났다.
카멜로 앤써니는 소속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골칫덩이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데뷔 이후 60경기 이상 뛴 시즌에서 가장 적은 득점을 기록한 그는 ‘팀에 잔류할 경우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1라운드에서 탈락한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는 하락세가 더욱 도드라졌다. 경기당 평균 11.8 득점, 5.7 리바운드, 필드골 성공률 37.5%를 기록, 자신의 커리어 평균(24.1, 6.5, 44.9%)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플래쉬’ 드웨인 웨이드도 노쇠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고교 졸업 직후 NBA에 뛰어든 르브론과 달리 그는 대학에서 3년을 보냈기에 나이가 많다. 노화는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를 바라보는 팬들의 눈길은 서글프기만 하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는 ‘신성’ 벤 시몬스가 이끄는 필라델피아를 만나 4-1로 밀리며 탈락했다. 2차전에서 28득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팀의 1승을 이끌어내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다음 시즌에는 ‘현역’ 웨이드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이처럼 동기들이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제임스는 20대 에이스 못지 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1라운드까지는 고전하는 듯 했다.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만나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그의 연속 컨퍼런스 파이널 진출 기록도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2라운드 들어 괴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2라운드에서 팀이 4연승을 거두는 동안 평균 34 득점(26-43-38-29)을 기록했다. 평균 트리플 더블에 가까운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덤이다. 3차전에서는 승부를 결정짓는 버저비터까지 성공시켰다.
또 한가지 제임스의 경이로운 기록은 출전시간이다. 그는 이번 플레이오프 11경기에서 평균 41.4분을 소화하고 있다. 정규시즌에선 82경기 전경기에 출장해 평균 36.9분을 소화했다. 만 33세에 접어든 선수의 기록이라고 하기엔 믿기 힘든 수치다.
그는 많은 동료들이 뜨고 지는 와중에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했다. 앞으로 남은 NBA 플레이오프 일정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팬들의 기대감이 상승하고 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