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증권 서초 사옥. 사진=고성준 기자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브리핑을 갖고 삼성증권 주식 착오배당 관련 불공정거래 조사 현황을 발표했다.
앞서 자본시장조사단은 지난달 6일 삼성증권 ‘유령주식 배당사고’ 발생 3일 뒤인 9일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유령주식을 내다판 16명 및 관련자 13명 등에 대해 매매 세부내역, 휴대폰, 이메일, 메신저 등을 분석했다.
또한 한국거래소의 협조를 받아 삼성증권 주식 선·현물 거래 계좌를 대상으로 이상거래 여부를 분석했다. 주식매도 직원들의 가족과 친인척 계좌, 전화통화 상대방 계좌 등 공모 가능성 있는 계좌도 집중 확인했다.
자조단은 조사 결과 삼성증권 직원들이 주식매도를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시세 변동을 도모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외부인과의 연계 사실도 나타나지 않았으며, 불공정거래 행위를 의심할 만한 이상거래 계좌도 발견되지 않았다.
주식을 매도한 직원들은 매도 경위에 대해 “시스템 혹은 전산상 오류가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고 실제 매매가 될까 하는 단순 호기심에서 매도 주문을 해봤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삼성증권 측이 사태를 파악하고 공지한 직원계좌 매도 금지 사실을 전달받거나 알게 된 이후에는 주식매도에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주식선물의 경우 거래 상위 계좌의 대부분이 프로그램매매(알고리즘) 계좌이거나 일시적 급락을 이용한 매수·매도 반복 계좌이며, 삼성증권 내부자와의 연계성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자조단은 형사처벌 대상인 불공정거래 행위 시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착오 배당 주식을 대량 매도함으로써 당시 삼성증권 주가를 왜곡한 행위에 대해 행정제재 대상인 시장질서교란행위 해당 여부를 검토 중이다.
또한 추가 조사 및 법리 검토 결과 시장질서교란행위로 판단될 경우 자본시장조사심의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논의를 거쳐 과징금 부과 조치를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함께 이번 사태를 조사한 금융감독원은 착오 입고 주식임을 알면서도 매도 주문한 직원 21명에 대해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어 금감원은 검사 결과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의 내부통제 미비가 이번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밝혔다. 우리사주 배당시스템 현금배당과 주식배당이 같은 화면에서 처리되도록 구성됐고, 발행주식 총수의 수십 배가 넘는 주식이 입고돼도 오류가 검증되지 않았다.
특히 고객의 실물주식 입고업무 절차상 한국예탁결제원의 확인 없이도 매도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해 위조주식이 거래될 가능성이 있었다.
삼성증권에 대한 제재 수위는 조만간 제재심의위원회 심의 후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금융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결정될 예정이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