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 ‘못생겼지만 이제 사랑받고 있답니다.’
래브라도 리트리버인 ‘보 톡스’는 다른 견공들과는 한눈에 봐도 다른 외모를 하고 있다. 마치 포토샵으로 왜곡이라도 시킨 것처럼 얼굴이 일그러져 있기 때문이다. ‘보 톡스’가 이렇게 기괴한 얼굴을 하고 있는 것은 태아 시절 어미의 자궁 안에서 얼굴이 눌린 채 태어난 선천성 기형이기 때문이다.
성격도 밝고 머리도 똑똑하지만 이런 특이한 생김새 때문에 입양은 쉬 이뤄지지 않았다. 못난이 개를 선뜻 데려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결국 브리더가 ‘보 톡스’를 공짜로 입양시키겠다고 나서자 마침내 한 남성이 제안을 수락했다. 하지만 운은 거기까지였다. 이 남성은 ‘보 톡스’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바깥에 방치해둔 채 나 몰라라 했다. 5년 동안 밖에서 홀로 지내다시피 했던 ‘보 톡스’는 제대로 먹지도 못한 탓에 기생충이 들끓거나 이런저런 질병에 시달렸으며, 뼈만 남아 앙상해진 몰골로 점차 수척해져갔다.
‘보 톡스’의 인생이 완전히 바뀐 것은 수호천사이자 소울메이트인 제이미 헐릿을 만나면서였다. ‘보 톡스’의 딱한 모습을 보고 입양을 결심했던 헐릿은 “‘보 톡스’에게 안정감을 주고 집이라고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입양을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그녀 역시 어린 시절 양부모 밑에서 자란 비슷한 아픔을 겪었던 것도 그녀가 입양을 결심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그릇된 희망을 품고 이 가족에서 저 가족으로 돌아다니면서 계속 거부당하는 느낌이 무엇인지 그녀 본인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
현재 헐릿의 보살핌 덕분에 ‘보 톡스’는 다시 건강을 되찾았으며, 다른 개들과 함께 행복하게 지내고 있다. 출처 ‘보드판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