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가운데 7명. 부산광역시 자치구군의 개수와 자치단체장에 도전하는 여성 후보의 수를 간략하게 정리한 내용이다. 여기에다 부산시장 출마자까지 더하면 광역·기초 등 단체장에 도전하는 여성 후보는 모두 8명에 달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북구의 정명희, 부산진구의 서은숙, 수영구의 김혜경, 금정구의 정미영 후보가 자치단체장 공천을 받았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송숙희 사상구청장이 3선에 도전하는 것을 비롯, 황보승희 후보가 영도구청장 수성을 책임지기 위해 나섰다. 진보정당인 민중당에서는 배지영 후보가 남구청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의당 박주미 후보는 유일한 부산시장 여성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더불어민주당 부산 기초자치단체장 여성 후보 4인방. 왼쪽부터 북구 정명희, 부산진구 서은숙, 수영구 김혜경, 금정구 정미영 후보.
# 더불어민주당 여성후보 4인방, 정명희·서은숙·김혜경·정미영
정명희·서은숙·김혜경·정미영 등 민주당 여성 후보 네 명은 넓게는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 범위를 좁혀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의 상대적인 우위가 구청장 선거에도 고스란히 이어지길 내심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의정활동 경험을 토대로 북구청장 도전에 나선 정명희 후보는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하반기 북구로 주거지를 옮긴 후 지역민과 유대를 계속 쌓았고, 올해 3월초에는 ‘정명희의 소녀상이야기’ 출판기념회를 열어 공식출마를 선언했다.
정 후보는 7대 부산시의회에서 민주당 유일 의원으로 보사환경위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등 맹활약했다. 특히 그는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통과를 주도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정명희 후보는 “구청장은 구의 살림살이와 구민의 삶을 알뜰하게 챙겨야 하는 사람”이라며 “두 아이를 키운 엄마로서의 교육에 대한 관심도와 공감대, 여성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세심함에서 나온 복지 사업들, 그리고 대통령, 부산시장,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하는 원팀의 추진력으로 북구를 확실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후보는 최근 힘든 경선을 통과했다. 100분위로 합산한 득표 결과 51.54%를 기록하며 48.47%의 지지를 받은 지역위원장 출신인 조영진 예비후보를 어렵게 따돌렸다. 재선 구의원 출신인 서 후보는 부산진갑 국회의원인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측근으로 꼽힌다. 박원순 서울시장 정책특별보좌관을 역임한 경력에도 시선이 간다.
조영진이라는 다소 버거운 경쟁상대를 제친 서은숙 후보에게는 또 다른 관문이 하나 남았다. 황규필 예비후보의 추격을 뿌리치고 단수공천을 확정한 자유한국당 김영욱 후보가 그를 기다린다. 여러 가지 관측이 백중세인 점을 감안하면, 부산의 한복판에서 뜨거운 한판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부산YWCA 사무총장을 역임한 김혜경 수영구청장 후보도 최종 후보로 확정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30여 년간 시민운동 활동가로 일한 경력을 인정받으면서 장성기 수영구의원 등 당내 경쟁자들을 물리쳤다.
당내 공천권을 획득한 그는 이제 세 명의 후보와 본선에서 경쟁해야 한다. 자유한국당 강성태, 바른미래당 김종문, 무소속 황진수 후보 등이 경쟁자들이다. 이들 가운데 제일 난적으로 꼽히는 인물은 부산시의회 부의장 출신인 강성태 후보다. 초대 민선 수영구청장 비서실장, 수영구 3선 시의원 등의 경력으로 인해 지역에서 인지도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정미영 금정구청 후보는 최종 경선에서 전상우 예비후보를 세 배가 훌쩍 넘는 득표 차이로 따돌리며 공천을 확정지었다. 3선 구의원을 지내며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친 경력이 지역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게 공천으로 이어졌다는 평이다.
하지만 본선은 최종경선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원정희 구청장이 수성을 다짐하며 일전을 벼르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금정구는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여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지만, 구청장 선거로 오롯이 이어질지 의문부호가 붙는 자치구 가운데 하나다.
왼쪽부터 송숙희 사상구청장, 황보승희 영도구청장 후보, 배지영 남구청장 후보, 박주미 부산시장 후보.
# 자유한국당의 자산, 송숙희·황보승희
자유한국당 송숙희 사상구청장은 난적으로 여겨졌던 더불어민주당 강성권 전 청와대 행정관이 캠프 여직원 폭행혐의로 제명당하면서 3선 고지 달성이 다소 수월해졌다. 하지만 엉겁결에 바통을 이어받은 김대근 후보도 결코 만만치는 않아 보인다.
송 구청장은 구의원 2선, 시의원 2선, 기초단체장 2선 등 기본 수순을 제대로 밟으며 성장해온 대표적인 여성정치인이란 게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그는 당적을 떠나 지역의 소중한 여성정치인이자 자산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따라서 소속 정당 지지도가 추락한 가운데 펼쳐지는 이번 선거결과에 많은 관심이 모인다.
송숙희 구청장은 “이제는 사상이 서부산의 중심이 되어 침체된 부산경제에 성장동력을 제공하고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부산의 중심도시로 사상의 도약을 이끌 때”라며 “지난 8년간 채무 제로, 빚 없는 지자체로 구정을 운영했고, 매니페스토 공약이행평가 대상을 수상했다. 더욱 큰 사상, 더욱 큰 도약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영도구청장에 도전하는 황보승희 후보는 제4대부터 6대까지 구의원을 역임하고 보궐선거로 6대 부산시의회에 진입했다. 이후 제7대까지 시의원을 거치며 의정활동 경력을 쌓았다.
이런 화려한 의정경력에 비해 비교적 연소하다는 것은 그의 장점이자 또한 단점이다. 황보 후보는 여성과 연령 등 두 가지 편견을 극복하며 당내 공천권을 따냈다. 이제 그는 강적인 민주당 김철훈 후보와 상대해야 한다.
황보승희 후보는 “영도를 사계절 꽃피는 아름다운 섬으로 변모시키고, 인공해수욕장 조성과 태종대의 가시적 발전안을 통해 머물며 즐기는 영도로 만들겠다. 아울러 자녀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작은 도서관 활성화와 육아정보센터, 공동체 유아 돌봄제도 운영과 맞벌이 부부를 위한 육아 119센터를 운영하겠다”고 구상을 전했다.
# 군소정당 반란과 우먼파워 과시를 한 번에 ‘확’
민중당 배지영 남구청장 후보는 남구 세균무기 실험실에 대한 지역민의 안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책임론을 들고 나와 다른 후보들과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 진보정당이란 당의 정체성과 지역의 관심 주제를 복합적으로 대입한 셈이다.
그는 공약으로 △세균무기 실험실 철거와 전문가+남구 주민 합동 환경감시단 운영 △구청 내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화 △남구청 내 비정규직노동상담센터 ‘비정규직119’ 설치 △구청장 직속으로 노동조합, 시민단체, 주민자생모임 100인 정책협의회 신설 등을 공약을 내세웠다.
박주미 정의당 부산시장 후보는 부산시장에 나선 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진보정당 후보다. 정의당 부산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 후보는 사회복지연대 대표,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사단법인 돌봄센터 이사 등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친 이력을 바탕으로 시장 도전에 나섰다.
하용성 기자 ilyo3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