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IMF 구제금융 신청.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연합뉴스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IMF의 구제금융 협상 개시를 발표했다.
최근 아르헨티나는 통화가치 급락으로 경제적 위기에 내몰렸다. 이번 IMF 구제금융 신청은 금리를 세 차례나 올리는 극약처방에도 해외자본 유출을 막기에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마크리 대통령은 “우리가 이전에 경험했던 것과 같은 위기를 겪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에도 페소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하고 주가 역시 급락해 IMF와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IMF 대출로 우리 정부의 성장과 개발 프로그램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아르헨티나 경제를 강화할 방안에 대해 논의해나가겠다”고 답했다. 마크리 대통령은 대출신청 규모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아르헨티나 정부가 300억 달러(약 32조 원)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아르헨티나의 구제금융 요청이 신흥국들의 연쇄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아르헨티나 경제위기의 요인인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정책과 유가 상승은 신흥국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은 너도나도 통화정책 정상화를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자본이동을 초래해 신흥국 경제 시장을 위축시킬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달 23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를 돌파하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급격할 수 있다는 관측에 페소화 가치는 급락했다.
미국 연준 제롬 파월 의장이 신흥국 위기설에 대한 진정에 나섰지만, 반응은 차갑다. 연합뉴스.
또한,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터키 리라화, 브라질 헤알화,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잇따라 하락세를 보이는 등 신흥국 위기는 연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달러대비 화폐 가치가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경우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아 위기감이 더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미국 통화정책의 효과가 너무 과장됐다”며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세계적 자본이동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경미하다”고 설명했다. 시장 진정시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지만, 신흥국의 경제혼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연준 의장의 노력에도 신흥국의 경제혼란을 진정시키기는 역부족이라는 게 글로벌 투자가들의 반응이다. 오히려 미국이 본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아르헨티나뿐 아니라 터키·브라질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6월 위기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모습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