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에 온 리카디 조교사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작은 사진은 왼쪽부터 리카디 마방 소속 마필 승리기억, 스피릿오브한센. 연합뉴스
# [부-국5]위플래시마린(3세·암·4전1/0/0·이경희·양귀선 부:오피서, 모:런케리포인트)=인기 1위마였던 벨라미공주를 무려 11마신차로 따돌리며 그야말로 압승을 거둔 마필이다. 이전 세 차례 경주에서는 이렇다할 모습을 전혀 보이지 못했는데, 이번 경주에서는 완벽한 전력향상을 보였다. 초반부터 좋은 출발로 외곽선입 전개를 펼친 후 직선에서 탄력 넘치는 걸음으로 앞서 나갔고 막판에는 붙잡고 들어오는 여유까지 보였다.
가파른 전력향상의 이유는 혈통을 보면 알 수 있다. 전형제 마필인 아이스마린은 3세 암말 대상경주였던 경남신문배 대상경주를 석권했던 마필이다. KRA컵 마일과 코리안 오크스배에서도 6위와 7위를 기록한 바 있다. 일반경주급을 벗어난 대상경주급 마필이었다.
2012년 미국 리딩사이어에 오른 외조부(Giant’s causeway)의 피를 이어받은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경주 우승으로 5등급에 올라갔는데, 현재의 능력만으로도 5등급에서 입상이 유력하다. 또한 혈통적 잠재력이 우수해 발전 가능성도 매우 높기에 향후 상위등급까지 진출도 가능할 전망이다.
# [부-국5]죠이블레이드(3세·수·2전2/0/0·김형란·안우성 부:콜로넬존, 모:죠이엘로)=데뷔전 우승마임에도 5개월 휴양과 승급전이란 이유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결과는 낙승이었다. 선행을 나선 선더앨리 뒤를 곱게 따라가다 직선에서 폭발적인 발걸음을 발휘한 것이다. 필자도 휴양마라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가 결승선에서의 발걸음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물론 데뷔전에서도 여유 있는 우승을 거두긴 했지만, 그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의 압도적인 탄력이었다. 아마도 5개월간의 휴양과 적절한 훈련을 통해서 능력이 월등히 좋아진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우승으로 4등급에 진출했는데, 필자가 볼 때는 입상이 유력해 보인다. 또한 관리만 제대로 잘된다면 그 이상의 상위등급 진출도 가능하며, 대상경주 같은 큰 경주 출전도 기대할 만하다.
# [서-국4]스마트프린스(3세·수·3전0/1/0·김갑수·한상복 부:Smart falcon, 모:Miracle princess)=복승식 2.8배의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선데이와 천년의강 두 인기마의 최저배당 마권을 자력으로 깨고, 추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전 경주에서 뒤늦은 추입으로 아쉽게 4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에 나름 기대치가 있었던 마필인데, 기대만큼 뛰어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막판에 도저히 잡을 수 없을 정도로 거리가 벌어졌음에도 역전에 성공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만큼 근성이 강해졌고, 전반적으로 경주력이 향상됐다는 반증이다. 아직 4등급에 속해있고, 이제부터 걸음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 다음 경주에서도 최강편성만 피한다면 연속 입상이 유력하다.
# [서-외3]승리기억(4세·수·5전1/1/0·함춘·리카디 부:Star witness, 모:Exceed and excite)=단승식 1.9배로 압도적 인기를 모았던 럭키춘양의 뒤를 이어 약 1 마신차로 여유 있게 2위를 기록한 마필이다. 데뷔전에서 우승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컨디션 난조로 휴양을 거듭했고, 부진에 빠졌다가 이번에 완전히 살아난 모습이었다. 안쪽에서 차분하게 선입작전을 펼친 후 막판 탄력 있는 걸음을 발휘했다. 럭키춘양을 이기지는 못했지만, 막판에 1마신까지 차이를 줄였다는 점에서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경주 준우승을 통해 3등급으로 승급했는데, 최강 편성을 피한다면 입상진입이 충분해 보인다. 또한 신예 명문마방의 냄새가 나는 리카디 소속이란 점에서 점수를 좀 더 주고 싶다.
# [서-국3]스타캣(3세·수·5전2/1/0·금악목장·임봉춘 부:원쿨캣, 모:임페리얼스타)=최근 5연속 입상을 이어오다가 이번 3등급 승급전에서 4위를 기록한 마필이다. 인기 2위 마필이 4위에 머물렀음에도 다음 관심마로 뽑은 이유는 이번 경주 대비한 훈련 상태가 좋지 못했고, 경주편성과 전개도 매우 불리해 필자는 베팅에서 배제했는데, 예상보다 잘 뛰었다.
늘 그랬듯이 약간 늦은 출발을 보인 후 중반에 무리하게 선두권에 가세했는데, 막판에 생각보다 착차가 크지 않았다. 또한 승부의지도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다소 느슨한 레이스 운영이었는데, 결과는 기대이상이었다. 승급전 적응력을 키웠고, 전개도 깔끔하지 못했기에 다음 경주에서는 이번보다 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 [서-외3]정상챔프(3세·수·9전1/1/0·정동진·정호익 부:Munnings, 모:J’s hot shot lady)=외곽에서 선두권 전개 후 막판 끈기력 발휘하며 첫 우승을 기록한 마필이다. 무려 9전 만에 이뤄낸 감격적인 첫 승이었다. 데뷔 초에는 매번 뒷심 부족을 드러내며 중하위권에 머물렀는데, 직전 경주에서 힘겹게 버티며 처음으로 2위를 기록했었다.
이번 경주에서는 더욱 늘어난 뒷심을 발휘하며 첫 승을 기록한 것이다. 최근 들어 경주를 거듭할수록 힘이 차는 모습이 뚜렷하다. 이번 우승으로 3등급에 진출해 상대도 강해지고 거리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한두 번 적응력을 키운다면 입상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 [부-외2]스피릿오브한센(3세·수·7전2/1/1·홍경표·리카디 부:한센, 모:Preservation hall)=게이트 이점 살리며 선행에 나선 후 의외의 끈기력까지 발휘하며 5마신 차이의 낙승을 거둔 마필이다. 지난해 6월 2위를 한 이후 무려 1년 만에 우승을 거뒀다. 그동안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휴양도 했고, 부진에 빠져있었는데, 올 2월 리카디 마방으로 소속조를 옮기면서 컨디션이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작년 11월 한국에 온 리카디는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현재 복승률 30.2%로 3위에 올라있고, 최근에는 훨씬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벌써부터 부산의 울즐리와 비교할 만큼 우수한 조교사로 평가하고 싶다. 앞으로도 리카디 마방의 마필들은 좀 더 세심하게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병주 경마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