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미국 대사. 연합뉴스
[일요신문] 최근 북한 당국이 오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재고’ 의사를 밝힌 가운데 미국의 전직 고위급 관료들이 미국 언론 VOA와의 인터뷰를 통해 잇따라 이번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겸 전 주한 미국대사는 이와 관련해 “미국이 ‘단계적 (비핵화) 방식’으로 대북 제재를 해제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북한이 깨달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미국의 말과 약속만 듣고 실제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게 북한의 속내”라고 지적했다.
이어 힐 전 차관보는 “북미회담을 재고하겠다는 북한의 성명은 매우 심각하며, 정상회담 계획을 완전히 다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50% 아래로 떨어졌다”고 관측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도발이라고 비판한 건 핑계일 뿐”이라며 “실제로는 미국이 제안한 공동성명 문구에 불만을 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문구를 계속 고집할 경우 두 정상의 만남은 늦춰지거나 아예 취소될 수도 있다”고 역시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전 주한 미국대사(전 나토 사무차장) 역시 “북한의 이번 발표를 흔히 봐온 전술”로 규정하며 “이는 심각한 차질을 의미하며,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하는 CVID 방식이 아닌 점진적 비핵화라는 오래된 거래 수법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것 같다는”고 덧붙였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 보좌관은 중국을 주목했다. 그는 VOA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관계가 개선된 데 안심한 김정은 위원장이 오랜 각본을 다시 꺼내 든 것”이라며 “중국의 지지를 더 큰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