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필 언론인 | ||
이유는 바로 청년실업이다. 요즈음 대학 4학년들은 어둠의 자식들이다. 졸업을 해도 갈 곳이 없다. 어쩔 수 없이 부모에 얹혀사는 캥거루가 된다. 대학은 원래 꿈과 낭만, 희망과 열정, 그리고 자유와 이상이 있는 곳이다.
그런 대학이 청년실업문제로 본연의 모습을 잃었다. 취업을 최선의 목표로 하여 학점관리, 어학공부, 면접연습 등이 이들 생활의 거의 전부이다. 그대로 보장되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불안과 좌절 그리고 고통과 번민이 이들의 가슴을 죈다.
우리 사회는 마음껏 역량을 발휘하고 꿈을 펴야 할 젊은이들을 절망의 낭떠러지로 밀어넣는 죄를 짓고 있다.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 젊은피의 수혈은 필수적이다.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주지 못하고 길거리로 내모는 것은 우리 사회가 스스로 생명선을 끊는 행위이다.
그렇다면 청년실업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나? 청년실업을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위기의 공유이다. 청년실업문제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모두가 고통을 나누고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이런 견지에서 임금을 낮추고 일자리를 나누는 운동이 시급하다.
IMF 이후 우리 경제는 약육강식의 신자유물결에 휩쓸려 부실기업의 퇴출, 인수와 합병, 조직축소와 정리해고가 선으로 여겨졌다. 이는 일시적으로 기업의 경영상태를 호전시키는 효과는 있다. 그러나 기업과 사회의 공동운명체가 붕괴하는 심각한 결과를 빚을 수 있다.
현재 우리 경제는 동력을 잃었다.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정리해고와 청년실업이다. 이들이 경제활동을 못하고 빚더미에 눌리니까 생산과 소비가 급격히 줄고 있다. 우리 경제는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쓰러지는 함정에 이미 빠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회사에 돈을 잘 벌어준다는 이유로 수억원의 연봉을 받는다. 어떤 사람은 실적이 부진하다고 무자비한 정리해고를 당한다. 대학을 졸업한 새내기들은 아예 기회조차 안 준다. 이런 기업 경영풍토는 자본주의 사회의 본연의 모습이 아니다. 새 사람을 기르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훈련을 시키며 사람과 함께 커야 하는 것이 기업이다.
청년들에게 절실한 것은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다. 대학에서 학문을 닦는 것과 취업을 해서 일을 하는 것은 별개의 것이다. 대학을 나왔다는 이유로 힘들고 험한 일을 피한다면 이는 학문을 잘못 닦은 것이다.
오히려 그런 일을 하는 것이 미덕이고 보람일 수 있다. 역대 성공한 기업인치고 눈높이가 높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떤 일이라도 일은 신성한 것이다. 눈높이를 낮추고 가슴을 넓혀 자기 발전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정부가 할 일은 태산같다. 정부는 우선 일자리를 못 찾는 청년들에게 직업훈련이나 직장체험을 할 수 있는 제도를 확충해야 한다. 따라서 자신들의 능력을 기르고 경험을 쌓아 취업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그래야 기업도 유능한 인력을 공급받아 발전의 돌파구를 찾고 경제를 성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음 교육제도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 직업교육과 대학교육을 구분하여 능력과 적성에 따라 쓸모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체제로 바꿔야 하다. 무엇보다도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해 신산업의 발전 등 경제동력을 회복하는 정책을 집중적으로 펴야 한다.
또 규제혁파, 노사안정 등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획기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일어나 젊은이들이 어둠을 뚫고 뛰어나오게 해야 한다.
고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