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는 23일 오전 10시 30분 정부청사 별관에서 열린 대한빙상경기연맹 특정감사 결과 발표에서 이승훈 선수가 2011년과 2013년, 2016년에 숙소와 식당 등지에서 후배 선수 2명을 폭행하고 가혹 행위를 했다는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해 선수 A 씨와 현장에 있었던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에 따르면 이승훈 선수는 지난 2016년 12월 스피드 스케이팅 4차 월드컵이 열리던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의 한 식당에서 후배 A 선수의 머리를 세게 내리쳤다. 이유는 같은 식탁 위에서 밥을 먹다가 밥풀이 튀었다는 이유에서였다.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이를 목격한 한 선수는 “대화를 나누며 밥을 먹다가 A 선수의 입에서 아주 작은 밥풀이 이승훈 선수 쪽으로 튀었다. A 선수가 곧바로 ‘선배 죄송해요’라며 웃는 낯으로 사과했다. 이승훈 선수는 ‘웃냐?’라고 말한 뒤 갑자기 식탁에서 일어나 점퍼를 벗고 밥 먹고 있는 A 선수의 머리를 세게 후려쳤다”고 증언했다.
복수 이상의 빙상 국가대표 선수의 증언에 따르면 이승훈 선수는 지난 2013년 3월 독일 엘푸르트 훈련 도중 함께 뛴 B 선수의 머리를 여러 차례 내리쳤다. 또한 B 선수를 자신의 방으로 불러 물구나무서기 시키는 등 기합을 준 증언도 나왔다.
폭언 증언도 있었다. 또 다른 복수의 빙상 국가대표 선수들은 2014년 초 소치 동계올림픽쯤 “이승훈 선수가 B 선수와 함께 훈련을 한 뒤 당시 대표팀 감독에게 ‘이런 쓰레기들이랑 더 이상 못 타겠다”고 소리쳤다”고 증언했다.
이와 관련 ‘일요신문’은 이승훈 선수에게 여러 차례 연락하고 집까지 세 번 찾아 갔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승훈 선수 자택
이승훈 선수는 문체부 감사 때 폭행 의혹에 대해 “후배에게 훈계를 하였다”는 내용으로 진술했다고 드러났다. 하지만 후배들의 증언과는 상반됐다고 문체부는 밝혔다.
문체부는 빙상연맹에 이 사건 관련 진상조사 및 선수 징계 검토하라고 일렀다.
최훈민 기자 jipchak@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