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는 안전 수칙에 따라 스크린도어 수리 작업을 2인 1조로 진행해야 하지만 김 아무개 군은 사고 당일 혼자 작업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2주기를 앞 둔 지난 23일 오후 서울 구의역 9-4 승강장 앞에 희생자를 추모하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고성준 기자
당시 이 사건이 단순히 개인 과실이 아니라 열악한 작업 환경과 관리 소홀 때문에 발생했다는 지적과 함께 김 아무개 군의 소지품에서 컵라면이 발견되면서 사고 발생 장소인 구의역 9-4번 승강장 스크린도어 벽면에 ‘편히 쉬세요’ 등의 내용이 적힌 포스트잇을 붙이거나 국화를 놔두는 등 추모의 물결이 일기도 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는 23일 이 사고 당시 진행했던 재발방지 안전대책 및 구조개혁 추진현황을 ‘구의역 2년… 안전의 외주화 바로잡고 사람투자 늘렸다’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시는 우선 2016년 9월 승강장안전문 안전담당 외주정비원 전원을 직영으로 전환하고 인력도 146명에서 206명으로 늘렸으며 올 3월에는 전국지자체 산하기관 최초로 서울교통공사의 무기계약직 전원(1285명)을 정규직 전환했다.
이와 함께 정비원이 작업 중인 사실을 모르고 열차를 운행시키는 등 위험상황을 막고 2인1조 작업 원칙 같은 안전 매뉴얼을 어기는 일도 불가능하도록 시스템과 매뉴얼도 보강했다.
또 외주에서 직영으로 전환되면서 이원화(정비원↔전자운영실↔관제센터)됐던 연락체계가 일원화(정비원↔관제센터)돼 소통이 빨라졌다. 이것은 24시간 ‘승강장안전문 관제시스템’을 지난해 4월 가동하면서 현장 정비상황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결과로 올해 승강장안전문 고장 건수는 2017년(1487건), 2016년(1876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5%, 49% 감소했다. 지난해 발생한 철도사고(5건)도 전년(12건) 대비 절반 이상 급감했다.
시는 구의역 사고는 사람특별시로 가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발생한 비극으로 ‘비용’보다 ‘사람’, ‘속도’보다 ‘안전’이라는 원칙을 다시 세워 시설과 안전인력, 시스템까지 안전 전반을 보강해왔다고 밝혔다.
사고 이후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핵심적으로 추진한 지하철 안전보강대책으로 승강장안전문 안전 강화, 안전업무직 외주→직영→정규직 전환으로 안전한 작업환경 보장, 전동차 등 노후시설물 개선 등 세 가지를 시행했다고 강조했다.
구종원 서울시 교통정책과장은 “구의역 사고 이후 안전 최우선이라는 방침 아래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해 온 성과가 일정 부분 가시화되고 있다. 단 1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을 때까지 주요 사고‧장애 3대 요인을 지속 개선해 나가겠다”며 “빅데이터 분석시스템, 첨단 정보통신기술 등 신기술 활용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효남 기자 ilyo11@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