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원주캠퍼스 교내 게시판에 부착됐던 대자보.(독자제공)
[원주=일요신문] 박태순 기자 = 연세대원주캠퍼스에서 학과 조교를 고발한다는 대자보가 게시되면서 교내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앞서 지난 23일 교내 게시판에는 ‘호스트바 접대부, 여성나체 몰카 및 유포, 여성인격모욕, 데이트폭력 등 우리학교 조교 A를 고발합니다’라는 대자보가 붙여 눈길을 끌었다.
원주캠퍼스를 졸업했다는 한 여성은 대자보에서 “저는 00학과 조교 A씨와 교제하며 불법적 부도덕한 행실을 알게 됐다. 우리학교 여학생 누구라도 2차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조교 A는 호스트바 선수(남성 접대부)였다. 그는 호스트바에서 만난 여성들과 잠자리를 가졌는데 여성이 잠든 사이 몰래 나체를 폰으로 촬영해 자신의 동료에게 유포하는 범죄에 해당하는 행위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조교 A의 행실을 고발하는 진정서와 증거자료를 학교본부 담당부서에 제출했다. 이렇게 학우들에게 알리는 이유는 혼자서 2차 가해를 견디게 될까 두려웠기 때문”이라며 “다른 학우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막기 위해서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해당학과 학생회 측에서 대자보를 일방적으로 제거했다는 주장이 제기, 학생들의 편의와 권리를 침해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원주캠퍼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해당학과 학생회 측에서 대자보를 제거해 비판한다는 글도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는 “학생회에서 대자보를 제거하는 것을 보고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공론화 하고자 한다”며 “누구마음대로 대자보를 제거하는 건지 이해가 안간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다시 올립시다’, ‘신고가 우선 아닌가?’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해당학과 학생회가 올린 대자보.
학생회 측은 게시판에 대자보를 붙여 학교축제관련 홍보물들이 대자보에 가려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제거하고 보관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캠퍼스 내부기둥에 대자보를 옮겨 부착했다고 주장했다.
원주캠퍼스는 대자보의 내용을 확인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학교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와 상담을 마친 상태다. 피해자가 신고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접수가 되면 사건조사 결과에 따라 성폭력대책위원회가 열리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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