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트라스BX 홈페이지
25일 업계에 따르면 아트라스BX 주주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과 강 아무개 씨 등은 대전지방법원에 회사 임시이사 겸 감사위원 2명을 선임해줄 것을 요청하는 소장을 지난 3월 법원에 제출했다.
한국타이어그룹 계열 차량용 축전지 생산업체 아트라스BX는 앞서 지난 3월 26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2명의 감사위원을 선임하려 했지만, 소액주주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소액주주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감사위원회가 본연의 역할인 경영진과 대주주를 견제할 수 있도록 소액주주가 추천하는 2명의 감사위원을 선임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소액주주 밸류파트너스 측은 법원까지 오게 된 상황에 대해 “아트라스BX는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당가치가 급격히 상승했다. 하지만 경영진과 이사진은 코스닥 관리종목 지정요소를 고의적으로 미해소 함으로써 자동 상장폐지를 방치하는 등 주당 가격이 주당가치에 반영되지 못하게 방해하고 있다”며 “잘못된 현 지배구조를 정상화시키는 방안은 대주주에 대한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는 감사위원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트라스BX는 지난 2016년부터 소액주주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은 이로 인한 피해가 약 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소액주주들의 손실은 결국 대주주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에 귀속될 것으로 봤다.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조양래 회장이 23.59%, 장남 조현식 부회장이 19.32%, 차남 조현범 사장이 19.31% 등 오너 일가의 지분만 73.92%에 달한다. 조현범 사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셋째 사위이기도 하다.
이에 업계에서는 대주주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아트라스BX 상폐 후 합병을 통해 현금을 확보, 신사업을 확장해 경영권 승계 구도를 다지려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밸류파트너스 측은 “소액주주가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 선임을 부결시키고, 임시이사 선임을 법원에 신청한 것은 국내에서 최초의 사례”라며 “이는 주주관여 활동의 하나이며,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취할 수 있는 가장 높은 강도의 행위 유형이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아트라스BX 측은 소송이 제기되자 담당 재판부에 정기주총에서 부결된 사외이사 후보 2인을 선임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밸류파트너스 측은 “이미 압도적 차이로 부결된 감사위원 후보를 다시 선임 요청한 것은 주주는 물론 법원까지 무시하는 오만한 처사”라면서 “만약 법원이 사측 손을 들어준다면 이는 주주의 결정을 법원이 번복하는 것이며 독립적인 감사위원 선임이라는 상법의 취지도 거스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트라스BX 임시이사 겸 감사위원 선임에 대한 소송은 지난 15일 첫 심문기일이 진행됐고, 오는 6월 25일 한 차례 더 기일이 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