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임직원과 가사도우미, 수행기사 등에게 폭언·폭행 ‘갑질’을 했다는 의혹으로 지난 2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사진=최준필 기자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명희 이사장이 30일 오전 8시 20분쯤 경찰에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명희 이사장이 혐의 대부분을 부인해 피해자와 참고인들의 진술과 엇갈리는 주장을 다시 확인하고, 지난 조사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보강 조사할 예정이다.
특히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이명희 이사장에게 적용할 혐의를 확정하고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신병처리 여부는 가급적 이번주 안에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이사장은 지난 28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15시간에 가까운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이날 조사에서 이 이사장은 언론에 공개된 영상의 일부 혐의만 인정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폭언·폭행 혐의 등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 않았다”며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경찰이 진술을 확보한 피해자는 총 11명으로, 이중 10명은 이명희 이사장의 처벌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인 폭행 혐의 외에도,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 가능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특수폭행·상습폭행, 상해 혐의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부 피해자들은 이명희 이사장이 가위·화분 등 위험한 물건을 던졌다고 주장했으나 이 이사장이 이를 부인하고 있어, 경찰은 특수폭행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 수집에 주력하고 있다.
이명희 이사장은 지난 2014년 5월쯤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 공사장에서 공사 관계자들에게 소리를 지르며 손찌검하고, 지난 2013년 여름 서울 평창동 자택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작업자들에게 욕을 하면서 때린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경찰은 내사 기간을 포함 약 한 달에 걸쳐 이 이사장에게 폭언·폭행을 당했다는 한진그룹 계열사 전·현직 직원과 운전기사, 자택 경비원, 가사도우미 등을 조사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