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온두라스전에 나선 이승우(9번). 사진=대한축구협회
[일요신문] 데뷔 이전부터 큰 주목을 받더니 결국 경기 내에서도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이승우는 지난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지난 14일 신태용 감독이 발표한 월드컵 예비명단에는 의외의 이름이 있었다. 98년생, 만 20세의 공격수 이승우였다.
세계적 명문 바르셀로나에서 유소년 시절을 보낸 이승우는 한국 축구의 가장 큰 ‘이슈메이커’였다. 연령별 대표팀에 뽑힐 때마다 자신만의 특별한 능력을 보였다. 지난해 국내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도 발군의 실력을 자랑했다.
축구 외적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대표팀 소집마다 바뀌는 헤어스타일, 경기내 골 세레머니와 자선행사 등에서 선보인 춤도 이목을 끌었다.
신태용호의 예비명단에 그가 이름을 올리자 지켜보던 이들은 일제히 그를 주목했다. 대표팀과 관련된 이슈 대부분이 이승우로 집중됐다.
이승우는 선발 명단까지 꿰찼다. 휴식을 부여받은 이재성의 포지션인 왼쪽 미드필더 자리에 섰다.
우려와 달리 경기 내내 가장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0-0으로 끝난 전반전이 그나마 덜 답답하게 느껴진 이유는 이승우의 존재 덕분이었다. 특유의 개인 기술로 공격 활로를 뚫으려 노력했다.
후반에는 왼쪽 측면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위치를 옮겼다. 이 자리에서 손흥민의 골을 도왔다. 골에 ‘지분’이 높은 도움은 아니었지만 적극적인 압박 끝에 볼을 탈취해 내 공을 건넸다. 단순히 공격뿐만 아니라 미드필더로서 수비적 역할도 해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데뷔전에서 도움까지 기록하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 이승우는 후반 39분 박주호와 교체돼 나왔다. 풀타임에 가까운 시간을 소화했다.
이승우는 연령별 대표팀에 뽑히던 당시 “최연소 성인 대표팀 발탁과 월드컵 출전이 목표”라고 언급한 바 있다. 대표팀 데뷔가 미뤄지며 최연소 발탁의 꿈은 멀어졌다. 오랜 기간 몸담은 바르셀로나를 떠나 호기롭게 이탈리아 무대로 향했지만 경기 출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리그 경기에 1회 선발로 출장했다.
이에 신태용 감독의 입에서 그의 이름이 나왔을 때 그가 중용되리라 판단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대표팀에 많은 관심을 불러 모으려는 선발’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하지만 단 한 경기 만에 이승우는 자신의 스타성과 동시에 팀 내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이어진 평가전에서도 좋은 활약을 보인다면 월드컵 최종명단 합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