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준 경희대 교수 | ||
도대체 FTA가 무엇이기에 저 난리들인가. 자유무역협정은 해당국가 간에 관세가 인하 또는 철폐되어서 상대국가로까지 시장이 넓어지는 것이다. 국내에서 잘 팔리는 경쟁력 있는 제품들은 상대국가에서도 잘 팔리기 때문에 신바람이 나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국내에서 보호하던 산업들은 관세인하로 해외에서 밀려오는 상품들로 인해 더 이상 보호받지 못하게 된다. 즉, 경쟁력 있는 산업은 살고, 없는 산업은 죽게 되어 있는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에 농민들을 포함한 취약산업 종사자들이 목숨 걸고 반대하는 것이다.
그럼, 안 하고 문 걸어닫고 있으면 안 되는가. 변변한 천연자원 하나 없는 나라인 우리가 무역 없이 살 수 있는 길은 없다. 뿐만 아니라 전세계 모든 나라가 모두 폐쇄적 무역을 한다면 모르지만 우리만 자유무역협정 없이 비싼 관세 물어가면서 다른 나라와 무역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없다. 자원이라고는 사람이 전부인 우리가 유일하게 발전할 수 있는 길은 질 좋은 상품들을 만들어 수출해서 번 돈으로 필요한 자원과 상품들을 싸게 사다가 더 부가가치 높고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수출해서 발전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뿐이다.
문제는 국제경쟁을 통한 생존력이다. 국내 대학에서 적당히 공부했던 대학생들도 선진국의 우수한 대학원에 입학하고 나면 그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목숨을 건 생존력으로 밤을 새워 공부해서 보란 듯이 학위를 받고 성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해외이민자 대부분이 하루 18시간씩의 근로를 감내해서 결국 성공하는 일도 많이 본다. 이렇듯 치열한 경쟁은 당할 때에는 무척 고통스러운 것이지만 일단 그 경쟁을 이겨내고 나면 승자로서의 경제적 지위는 말할 것도 없고 국제사회에서 인정받는 선진국 지위를 얻게 된다.
한미 FTA는 더 넓은 시장에서 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우리가 하기에 따라 발전하느냐 아니냐가 결정되는 기가 될 수 있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가 되는 유일한 방법은 남의 나라를 지렛대로 이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거처럼 무력으로 식민지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오직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더 넓은 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는 실력양성을 위해 불철주야로 노력하는 것뿐이다.
문제는 FTA 체결로 더 좋아지는 산업과 더 나빠지는 산업 간의 국내적 균형을 위한 지원책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믿고 따르게 할 것인가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FTA 성공의 관건인데 이를 위해서 정치·경제적 리더십이 절실하다. 우리 민족의 우수성은 이미 역사적으로 전세계 이민사를 통해서 증명되었다. 이제 국민들의 우수한 역량을 엮어내는 정치력과 지도력에 FTA의 성패가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