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향 수원대 교수 | ||
사실 젊은이들이 사랑을 추구하고 열정을 바칠 일을 구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젊은이들이 ‘사랑’이나 ‘일’이 아니라 ‘나라’를 생각하고 ‘독립’을 염원한다면 그 상황은 비틀리고 비틀린 것이며, 그 상황을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은 다친 것이다. 아프고 저린 것이다. 우리 아버지의 아버지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어머니의 어머니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그렇지 않았을까. 아리랑 가락에 눈물을 훔치며 나라를 찾고 싶다고, 그리하여 내 손으로 가족을 돌보고 싶다고. 나라란 이상한 것이어서 힘 있게 버티고 있을 때는 무시하게 된다. 그러나 그렇게 무시하던 나라도 빼앗기고 보면 거기서는 가족을 지키는 일도 벅차게 된다.
티베트 문제에 있어서는 확실히 중국이 이상하다. 티베트는 중국과 문화도 다르고 인종도 다르다. 티베트에는 고유한 언어가 있고 특유의 색깔의 독특한 종교가 있다. 티베트 불교는 단순히 대승불교로 분류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 그래서 밀교라고 한다. 그렇게 뿌리가 다르고 역사가 다르면 당연히 독자적으로 살아갈 권리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중국이 왜 티베트의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것일까. 과거의 척박한 땅 티베트는 현대사회에서는 보물창고다. 지하자원과 물이 만만찮단다. 중국은 세계의 지붕 티베트 고원이 품고 있는 무수한 지하자원 때문에, 중국 전체의 30%에 해당하는 풍부한 수량 때문에, 무엇보다도 군사·전략적인 이유 때문에 티베트 독립을 인정하지 않을 거라고 한다. 세상에, 이 무슨 18세기형 제국주의의 망령인가. 중국은 21세기를 18세기, 19세기의 망령과 함께 살고자 하는 것일까.
저 문제가 우리에게도 중요한 것은 저것이 중국의 서남공정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티베트 문제를 서남공정으로, 고구려 문제를 동북공정으로 설정하면서 역사를 왜곡하고 있으니까. 나는 당연히 티베트의 독립을 지지한다. 몽고가 독립했고, 우리가 중국에 편입되지 않은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티베트의 독립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중국은 UN의 상임이사국이다. 게다가 중국은 스스로도 세계의 지도적 국가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 중국이 무력까지 동원해서 반인륜적 범죄를 저지른다면 누가 중국을 세계의 지도적 국가로 승인하겠는가? 지도적 국가는 무엇보다도 국가와 국가 사이의 분쟁을 중재하는 것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