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참패와 관련 비상의원총회를 연 자유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과 의원들이 15일 국회 로텐더홀 앞에서 무릎을 꿇고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17일 김현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반성문을 쓴 지 하루 만에 홍준표 전 대표가 거친 표현으로 한국당 의원들의 문제점을 세세히 공격함으로써 자중지란에 빠지는 모습”이라며 “한국당의 반성문도 구체성이 떨어지는 모호한 표현으로 점철된, 진정성이 결여된 반성문”이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이 대국민 사과 하루 만에 홍 전 대표와 의원들 간의 감정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이어 김 대변인은 “국민들은 한국당이 국정 운영에 발목 잡는 모습을 표로써 심판했는데, 한국당이 집단으로 반성하는 모습은 그냥 잘못했다는 식의 시늉에 불과했다”며 “구체적으로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무엇을 개선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이 지금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점으로 첫 번째로 문재인 정부 1년 동안 사사건건 발목잡기에만 치중했던 모습, 두 번째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조성에 대해 무책임한 반대를 일삼고 지속적으로 색깔론과 마녀사냥에만 몰두했던 점, 세 번째는 민생·경제·일자리 등 민생 정책까지도 이유 없는 반대를 해왔던 것 등을 언급했다.
또한 김 대변인은 “‘위장 반성쇼’가 스스로도 못마땅했는지, 홍준표 전 대표는 특유의 페이스북 정치를 통해 한국당 의원들에게 경험했던 실망스런 모습을 노골적으로 공격하고 나섰다”며 “국민 입장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모습이지만 따지고 보면 일견 일리 있는 지적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한국당이) 구체적 반성과 쇄신 없이 막연한 할리우드 액션과 ‘그 밥에 그 나물’격인 단편적 인적 쇄신의 모습만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당은 지금 모호한 반성문을 읽을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협력과 민주당의 국회 운영에 원만한 대화와 합의를 약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지난 15일 의원총회를 끝낸 뒤 김성태 원내대표를 필두로 국회에 모여 바닥에 무릎을 꿇은 뒤 반성문을 낭독했다.
하지만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난 홍 전 대표가 다음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마지막으로 막말 한 번 하겠다”며 “지난 1년 동안 당을 이끌면서 가장 후회되는 것은 비양심적이고 계파 이익 우선하는 당내 일부 국회의원들을 청산하지 못한 것”이라고 당내 일부 의원들을 강하게 비판해 내부 갈등이 커졌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