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일 4일간 대학로 ‘비어할레’ 호프집에서 막을 여는 연극 ‘코리아 실버스탁’은 연극영화과 교수출신 극작가이자 연극연출가이며 호프집 사장 겸 DJ인 준영과 그의 후배로 연극 기획, 제작자인 성기, 호프집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연극배우 주방 댁이 연극, 영화계의 모순, 미투 사건을 거론하며 일상에서의 담론을 7080 히트곡을 배경으로 노래와 함께 진행된다.
이들은 문학과 예술, 철학을 거론하지만 공허하기만 하다. 작금의 공연예술가들이 처한 생활상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순수예술을 지향하는 준영, 이에 동조로 많은 재산을 날린 성기는 새로운 공연에의 기대에 부푸나 기초제작비에 막혀 좌절을 한다. 하지만 이들은 자금의 고민에 연연하지 않고 죽는 날까지 예술에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실버페스티발의 성공을 외친다.
호프집이라는 좁은 공간에서 배우와 관객이 함께 술을 마시며 공연이 진행된다. 또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술을 마시며 떠들고 핸드폰 사용도 자유롭다.
이 공연에서 준영 역을 맡은 이창호는 “처음 대본을 받아들고 망설였다”고 토로했다. 그는 욕이 난무를 하고 외설적 대사들이 많아서 고민을 많이 했지만 결국, 진정한 순수예술은 전위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였다. 이 각박한 시대에 이같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또라이’가 있다는 것에 한국 공연예술의 미래가 암울하지 만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 공연은 아방가르드의 한 파트인 ‘해프닝’이다.
제목도 전위예술의 형태로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우드스탁 페스티발’에서 차용을 했다. 외설적 표현과 욕설은 순수연극에 길들여진 관객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 시대를 풍미했던 7080 노래들과의 적절한 믹싱으로 공연 내내 술을 마음껏 마시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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