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7기 양평군수직 인수위원회가 18일 위원 위촉식과 함께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으나, 인수위의 불통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양평=일요신문] 김현술 기자 = 정동균 양평군수 당선자가 앞으로 4년간 이끌 양평군정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해 구성한 ‘민선 7기 양평군수직 인수위원회’가 ‘불통’이라는 언론의 지적이 제기되면서 새 정부 출범 초기 언론과의 ‘허니문’, 소위 밀월관계 관행이 사라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가동된 인수위는 양평군청 각 부서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 법적인 근거도 없는 별도의 인수위 운영이 필요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제 기능을 발휘할지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정동균 당선자는 지난 18일 인수위원 위촉식에서 “양평군수에 새로운 모범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이라면서, “바르고 공정한 양평을 만들고 싶고, 꼭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선자의 의중과는 다르게 인수위 활동에 대한 중간평가가 썩 좋은 점수가 아니라는 언론의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취임도 하기 전 언론의 이 같은 비판은 새 정권과 언론 간의 ‘허니문’ 기간이 통상 수개월은 지속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이례적이다.
한 언론사는 “일부 인수위원이 고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으며, 과도한 자료 요구에 공무원들이 불쾌해 하고 있고, 또 기자들의 인수위 사무실 출입을 통제하는 고압태도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언론사 역시 “고압적 태도는 물론 인권침해까지 자행하고 있다”면서, 인수위원 명단 자료를 선별적으로 배포해 일부 기자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인수위가 인수위 부위원장을 공식적인 대변인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대변인의 연락처를 알고 있는 기자는 전무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특정 언론사를 제외하고는 언로를 차단하고 있다는 게 일부 취재 기자들의 입을 통해 확인됐다.
실제 이 같은 지적은 인수위 업무보고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요즘 양평군 공직자들이 본연의 업무를 제쳐두고 인수위에 제출할 보고서를 만들기에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
실례로 현 김선교 군수 재임 10여 년간의 각종 사업의 계약현황을 요구해, 공무원들이 2010년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계약관련 자료를 준비하느라 며칠을 정신없이 보냈다고 전해지고 있다.
언론에서는 “인수위가 양평군 공직자와 계약직 등 1500여명의 개인정보가 수록된 인사기록카드를 받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원은 엄연한 민간인 신분인데 법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1천500여 공무원들의 개인정보를 송두리째 넘겨달라는 것은 자칫 ‘공무원 줄 세우기’를 위한 선별작업으로 비춰 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보도했다. 법적 근거도 없는 인수위원들이 마치 ‘점령군’이나 된 듯이 감사원 감사처럼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인수위를 꾸리면서 해당 부서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을 인수위원으로 내세워 감정적으로 끌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선자 공약에 기초한 정책기조 수립 보다는 문제점만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민선7기 양평군수직 인수위원회 위원들이 위촉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위원들은 김밥 먹으며 보고받고 “공무원은 점심 굶겨”
캠프 출신 비서실장 내정 논란 “촛불혁명 반면교사 삼아야”
21일 11시 40분부터 진행된 양평공사 보고회에서는 정작 위원들은 김밥을 먹어가면서 보고를 받았지만, 업무보고 관계자는 점심을 굶기며 오후 2시 30분까지 보고를 받았다고도 했다.
이 언론은 “경찰에서도 피의자에게 점심은 먹이면서 조사를 진행하는데, 인수위가 저희들만 끼니를 때우면서 공무원을 굶긴 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더 큰 문제는 인수위에 합류한 선거캠프 출신 인물에 대해 당 내부는 물론 지지자들 조차 “너무 심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이 인사가 차기 군수 비서실장으로 내정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낙하산’인사의 다름 아니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이와 관련 군청 안팎에서는 “비서실장은 군수와 12만 양평군민을 이어주는, 양평군 행정에 정통해야만 가능한 중요한 자리”라면서, “군수 당선에 일조했다는 이유만으로 전문성이 떨어지는 일반인을 비서실장으로 특채한다는 게 과연 공정사회 실현을 부르짖고 있는 정동균 당선자의 의중이라면 군민을 속이는 혹세무민”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서조차 “비전문가의 비서실장 내정으로 인해 공직사회가 등을 돌릴까 걱정”이라면서, “벌써부터 ‘양평의 최순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등의 여러 얘기들이 있어, 정 당선자에게 전달했지만 뜻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주민 A씨(49)는 “민간인 비서실장 특채 소문이 사실이라면 이는 공정사회에 반하는 행위다.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만난 꼴’”이라고 평하고, “군민이 직접 선택한 대신 군민의 뜻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주민소환제’도 있다는 걸 당선자는 알아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주민 B씨(56) 역시 “정동균 당선자는 양평을 발전시켔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선거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만사를 그르치면 안 될 일”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이라는 3철은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충심을 보여줬다. 정동균 당선자 측근들 역시 ‘사심 없는 충신’이라는 모습으로 남기를 진심으로 고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인수위 활동 과정에서 문제점이 터져 나오면서 향후 4년간의 양평군정 밑그림을 인수위가 어떻게 완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9일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인수위 불통을 지적하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사과를 한 후 잠시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 정 당선자.
선거캠프 인사 중용 방침 시사 ‘논란’
“군청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해선 안돼”
한편, 정동균 당선자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인수위 불통운영 지적에 대해 “선거 기간 중 돈도 없고, 조직도 없는 상태에서 불과 한 두 사람이 선거를 치러냈다. 여기까지 왔다는 것만 해도 저한테는 그 한 두 사람이 소중하다”며 무한한 신뢰를 드러내 선거캠프 인사의 중용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비선 그룹 군정농단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16년 겨울 1500만명의 국민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뛰어나온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의 권력을 등에 업고 불법 국정개입 의혹을 받은 최순실. 그리고 딸 정유라에 대한 특혜에 대한 분노였다. 민주국가의 기본 가치인 ‘국민 주권’을 또렷하게 느끼고 깨우친 ‘촛불 혁명’의 의미를 정동균 양평군수 당선자와 측근들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정동균 양평군수 당선자가 민선 7기 양평군의 군정 목표와 함께 군수직 인수위원회 구성과 운영방안에 대해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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