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렌티노스 인스타그램 캡처
[일요신문]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한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독일과의 조별리그 3차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대표팀은 앞선 2경기에서 0-1과 1-2로 2연패를 당했다. 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여론은 부정적이다. 일부 선수들에게 패배의 책임을 물으며 비판이 가해지고 있다.
선수 뿐만이 아니라 가족에게까지 비난의 화살이 쏠리기도 한다. 이에 일부 선수와 선수의 가족들은 소셜미디어 계정을 삭제하거나 닫기도 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될 때마다 반복돼온 일이다. 지난 2016 리우 하계올림픽에서는 배구 선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가 비슷한 일을 겪었다.
하지만 선수들을 향한 따뜻한 응원이 나오기도 해 관심을 끌고 있다. 김민우의 인스타그램 최근 게시물에는 그와 오랜기간 연령별 대표팀부터 손발을 맞춰온 김보경(가시와 레이솔)이 댓글을 남겼다.
그는 김민우가 페널티킥을 허용한 지난 멕시코전 직후 남긴 글에서 “민우가 이 글은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많은 팬들이 위로해주고 응원해주니 고맙네”라며 “다만 지금은 어떤 말도 너를 위로해줄수 없겠지”라고 했다. 김보경의 말대로 그의 댓글 전후로는 팬들의 응원과 위로가 이어졌다. 하지만 5000여 개가 넘는 댓글이 달린 현재 시간이 지나며 그를 비난하는 내용이 이어지고 있다.
김보경은 이어 “우린 평가받는 경기를 항상 하니까 칭찬과 비난이 필연적이잖아. 100명의 위로와 격려보다 단 한 명의 안좋은 소리가 더 기억에 남잖아. 하지만 100명의 응원을 생각해서 고개숙이지 말자. 민우아! 화이팅하자. 나도 티비로 엄청 응원했다”며 마음을 전했다.
또한 멕시코전 이후 김민우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울음을 터뜨리는 영상이 화제가 되자 K리그에서 활약중인 외국인 선수 발렌티노스(강원 FC)도 그를 향한 응원의 한 마디를 남겼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김민우의 인터뷰 영상을 게시하며 “이 장면이 내 마음을 움직였다.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약해서가 아니다. 단지 너가 얼마나 이 경기를 사랑했느냐의 문제다”라며 위로했다.
또한 “축구는 감정적인 경기다. 어떤 날은 하늘을 나는 기분이지만 또 다른 날은 모든 것을 잃는 듯 한 기분이 든다”며 “다행스러운 점은 축구는 3~5일 뒤면 경기가 또 있다는 것이다. 전사여, 고개를 들라. 그리고 다음 경기에서 너가 누구인지 보여줘라”라고 전했다.
K리그 2년차 외국인 선수 발렌티노스와 김민우의 친분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지난해부터 수원 삼성에서 활약해 올해 상주 상무에서 뛰고 있는 김민우와 K리그에서는 강원에서만 줄곧 활약하고 있는 발렌티노스는 소속팀조차 겹치지 않는다. 지난해 하반기를 재활로 보낸 발렌티노스는 단지 통산 3경기에서 김민우를 맞상대했을 뿐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