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대기업 총수 일가 연관검색어 임의 삭제...“명예훼손 사유 적법한 절차” vs “절차무시 과도한 처리”
네이버가 대기업 총수일가 연관검색어를 임의 삭제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일요신문] 네이버가 대기업 총수 일가와 관련한 연관검색어를 제대로 된 절차 없이 임의로 삭제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27일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전날 공개한 ‘2017년 상반기 검색어 검증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상반기 최태원 SK 회장의 사생활 풍문과 관련된 연관검색어 다수를 ‘명예훼손’ 사유로 자체 판단해 삭제했다.
네이버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연관검색어를 삭제해 달라는 회사 측의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명예훼손 또는 개인정보 침해 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과도한 처리”라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최태원 SK 회장 외에도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유명인들을 비교한 연관검색어를 제외처리 했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타당한 제외 사유라고 보기 어려운데도 임의 삭제 처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지난해 상반기 대선과 관련해 “네이버가 자체 처리한 검색어 중 대선 혹은 대선 후보의 가족과 관련된 검색어는 제외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위원회는 밝혔다.
한편, KISO는 2009년 인터넷 사업자들이 업계 이슈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출범시킨 단체로, 네이버는 검색어 조작 논란이 벌어진 2012년 이래로 이 단체에 검증을 맡겨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KISO의 지적으로 네이버로선 댓글 조작 관련 후폭풍이 가시기도 전 재벌 총수 등에 적용한 연관검색어 임의 삭제로 국내 최대 포털이란 이미지에 큰 데미지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