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공격을 막아내는 크로아티아 주장 모드리치. 사진=러시아 월드컵 페이스북
[일요신문] 2018 러시아 월드컵 대회 중 첫 무승부 경기가 나온 가운데 크로아티아의 승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26일과 27일(한국시간)에는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C조와 D조의 조별리그 최종전이 열렸다.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덴마크의 C조 경기에서는 대회 최초로 0-0 경기가 나왔다.
이날 경기에서는 양 팀이 마치 사전 협의가 된듯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양 팀은 각각 2승(프랑스)과 1승 1무(덴마크)를 거둬 페루와 호주에 비해 16강 진출에 유리한 상황이었다. 무승부만 거둬도 16강 진출이 가능했다.
양 팀 선수들은 도전적 자세를 취하지 않았다. 이에 경기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프랑스와 덴마크 모두에게 야유와 비판의 휘파람을 쏟아냈다. 양 팀 모두에게 야유가 나오는 것은 축구 경기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반면 D조 1위 크로아티아는 이들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크로아티아는 27일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슬란드와의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이들은 이미 2승으로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됐고 아이슬란드는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었지만 최선을 다해 승리를 얻어냈다.
크로아티아가 조별리그 3차전에서까지 베스트 멤버를 가동시켰던 것은 아니다. 마리오 만주키치, 이반 라키티치, 데얀 로브렌 등 주전선수가 대거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그럼에도 전력의 핵인 이반 페리시치와 루카 모드리치만큼은 선발로 나섰다.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됐고 백업 선수들이 나선 크로아티아였지만 이들은 마치 월드컵 첫 경기를 치르는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더 많은 골을 넣기 위해 뛰었고 상대의 슈팅도 몸을 던져가며 막아냈다. 3경기에 전부 나선 모드리치 또한 수비에 몸을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선제골 이후 아이슬란드의 동점골이 터졌지만 크로아티아는 기어코 추가골을 만들며 승리했다.
영국 언론 BBC 라디오의 해설자 디온 더블린은 프랑스와 덴마크 경기를 두고 “이번 월드컵 최악의 경기”라며 혹평했다. 반면 크로아티아는 다소 맥빠질 수 있는 경기를 보러 온 관중들에게 열정적인 자세로 즐거운 추억을 선사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