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이미경 부회장 사퇴 압박’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일요신문] 검찰이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 대해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조원동 전 수석은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의 사퇴를 강요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 심리로 27일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조 전 수석에게 원심과 같이 징역 3년 실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조 전 수석은 비민주화 시절에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정도의 공권력을 남용했다”며 검찰 수사를 언급하는 등 손경식 CJ 회장에게 김원동 전 수석이 협박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조 전 수석은 손경식 CJ 회장에게 이 부회장의 퇴진을 종용하면서 “그냥 쉬라는데 그 이상 무엇이 필요하냐”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수석은 이같은 발언 등이 “손 회장을 염려해 조언한 것에 불과하다”고 입장을 전달했다.
조 전 수석 측 변호인은 “협박하려는 고의가 없었고 이 부회장을 억지로 물러나게 하려고 하지도 않았다”며 “조 전 수석은 국가공무원의 입장에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의무를 지킨 것이지, 가담하지 않았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조 전 수석은 최후진술에서 “(40년)제 공직생활의 말로가 이것 뿐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데 판결에 고려해 달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이 증인으로 참석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 모습
앞서 조 전 수석은 박 전 대통령과 공모해 2013년 7월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VIP의 뜻이다. 이 부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하라”고 요구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영화 ‘광해’와 ‘변호인’ 등을 제작한 CJ그룹이 좌편향됐다고 보고 이미경 부회장을 사퇴시키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게 하려고 한 과정에서 이같은 일이 불거졌다. 하지만 조 전 수석은 손 회장이 응하지 않아 강요 미수에 그쳐 불구속기소 됐다.
1심은 “조 전 수석과 박 전 대통령의 공모 관계를 인정하면서도 가장 큰 책임은 범행을 지시한 대통령에게 있고,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을 보면 실형을 선고하는 건 지나치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에 검찰은 비상식적인 변명을 이어가는 등 무거운 죄책에 비해 1심의 형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했다.
조 전 수석의 선고는 오는 7월 18일 오후 2시이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