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결과에 낙담한 독일 선수들. 사진=러시아 월드컵 페이스북
[일요신문] 전 대회 우승팀 독일이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탈락했다.
독일은 27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3차전에서 대한민국에 패배를 당했다. 이들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체면을 구겼다.
독일이 그들의 이번 대회 첫 경기였던 멕시코전부터 패배하자 ‘우승팀 징크스’라는 단어가 나왔다. 전 대회를 우승한 팀은 다음 대회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거둔다는 징크스다.
이같은 결과는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것은 아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야 우승팀 징크스가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1950년대부터 열린 월드컵에서 2000년대 이전까지 우승을 경험한 팀이 다음 대회 1라운드에서 탈락한 경우는 1966 잉글랜드 월드컵이 유일했다.
1962 칠레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었던 이들은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었다. 펠레, 자갈루, 가린샤, 디디, 바바 등 전설적인 멤버들이 주축이었던 이들은 1958년 대회부터 2연패를 차지했다. 1966년 대회에서도 우승에 도전하며 월드컵 3연패를 노렸다.
하지만 1라운드부터 상대팀의 극심한 견제와 과격한 반칙이 이어졌다. 첫 경기에서 에이스 펠레가 치명적인 부상을 입게된 브라질은 이어진 2경기에서 연패를 기록하며 탈락한다.
이후 월드컵에서는 전 대회 우승팀이 최소한 조별리그는 통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격적으로 우승팀 징크스가 대두된 대회는 2002 한일 월드컵이다.
1998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우승한 프랑스는 2002년 한국에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우승팀이 개막전을 치르는 마지막 대회였던 당시 프랑스는 개막전에서 세네갈에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지단, 앙리 등이 이끌던 프랑스는 나머지 2경기에서도 1승도 거두지 못하며 쓸쓸히 짐을 쌌다.
2006 독일 월드컵 우승국 이탈리아, 2010 남아공 월드컵 우승국 스페인도 다음 대회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특히 스페인은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1-5 대패를 당해 팬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서 독일이 탈락하며 우승팀 징크스는 3대회에서 연속으로 이어지게 됐다. 독일의 탈락에 가장 큰 역할을 한 팀은 대한민국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경기전 “1%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대한민국은 1%의 가능성으로 ‘축구는 22명이 뛰어다니다 독일이 이기는 스포츠’라는 격언의 주인공을 월드컵에서 집으로 돌려보내게 됐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