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인수위 관계자들.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는 6월 27일 도민 의견 수렴 플랫폼 ‘새로운 경기 위원회’ 홈페이지를 개설한 지 이틀 만에 방문자 수 1만 명, 정책제안 1700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후 하루가 지난 28일에는 누적 제안 수가 2500건을 웃도는 등 도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높은 참여율은 민선 6기에 해결하지 못했던 분야별, 지역별 현안에 대한 도민의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정책제안은 분야별 정책의 경우 기획·재정, 안전·행정, 노동·경제·환경, 문화·복지, 농정·건설, 교육·여성 파트와 평화통일 특구, 새로운 경기, 교통대책, 4차산업혁명, 평화안보, 시민참여, 평화경제, 청년정책 분야로 세분화해 인수위 7개 분과와 각 위원회가 해당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
가장 많은 제안은 교통대책 분야에 집중됐다. 대표적으로 버스 준공영제 정책 전환, 신분당선 연장 추진,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지하철 7호선 옥정신도시 연장 등의 내용이 두드러졌다.
교통대책 분야의 상당수가 중앙정부와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것들이라, 이재명 당선자의 행정 능력과 정무 능력이 동시에 요구되고 있다. 다음으로 교육·여성 분야와 노동·경제·환경 분야의 제안이 다수를 차지했다.
교육·여성 분야에서는 인성교육의 제도화 요구, 맞벌이 부부 보육정책 수립, 여성채용 확대 등의 정책이 제안되다가, 어느 시점부터 경기도 어린이집 회계프로그램 도입을 반대한다는 제안이 카테고리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어린이집 회계프로그램은 매년 수천억 원의 보조금이 투입되는 어린이집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 정책이다. 도는 민선 6기 보조금의 부정 사용 등을 사전 방지하고 회계업무 부담을 낮춘다는 취지로 프로그램을 개발했으나 일부 어린이집 원장들의 반발로 도입에 난항을 겪은 바 있다.
지역별 정책제안의 경우 경기도와 31개 시군에 바라는 점을 개진할 수 있도록 조성했는데 28일 기준 고양시에는 다른 시군보다 2배 이상 많은 640여 건의 정책제안이 접수됐다.
하지만 제안 중 과반이 은평 광역자원순환센터 건립 취소를 요구하는 제안으로, 당선자가 임기 초 이 문제를 어떻게 협의하고 해결해 나갈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은평광역자원순환센터는 서울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에서 발생하는 생활쓰레기를 선별 적재하는 시설로, 설립지 인근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인수위 관계자들.
지역별 제안에는 고양시를 필두로 김포, 남양주, 수원, 용인 등지에서 교통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도내 인구 100만 도시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독한 교통문제에 시달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 김포시민은 “이재명 당선자가 교통문제만 해결해도 절반 이상의 성공이라고 본다”면서 “면적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부족한 대중교통 인프라가 도민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충고했다.
한편 인수위 홈페이지에는 정책 제안뿐 아니라 당선인에게 핫라인으로 제보하는 도정 핫라인 코너가 마련됐다. 기존 도정에 존재했던 인사 및 채용 비리, 인허가 및 사업 관련 비리, 예산 남용 및 횡령 등을 비공개로 제보하는 곳이다.
도정 핫라인은 부당함을 감내해왔던 도민들의 피해 사례를 수집해 부정부패와 갑질 문제를 해결해 공정한 경기도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도정 핫라인에 올라온 제보도 28일 기준 70건 넘게 수집됐다. 인수위 핵심관계자는 “제보자의 신원은 철저히 보호되며 접수된 내용은 면밀히 확인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16년 만에 이뤄낸 정권교체라는 의미와 이재명이라는 인물에 대한 기대가 더해져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광역자치단체로 부상하고 있다. 이 당선인이 그간 성남시정에서 보여준 확고한 의지와 행정력을 도에서도 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창의 기자 ilyo22@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