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이 특혜 의혹에 휘말린 이유는 최근 진단을 받은 ‘발목불안정증’ 때문이다. 입대 전부터 어깨탈골 증상을 동반해 발목 부위 치료를 받아왔다는 그는 군 입대 뒤 훈련 도중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병가를 내고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이후 군병원에 입원해 재활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특혜 의혹에 휩싸였다. 지드래곤 측은 즉각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나섰지만 ‘군인’ ‘연예인’ ‘특혜’로 이어지는 키워드가 대중정서를 자극하면서 의구심은 쉽게 잦아들지 않고 있다.
# 대령실 입원 특혜? 오해와 진실
6월 25일 ‘디스패치’는 지드래곤이 국군양주병원 대령실에 입원해 있다고 보도했다. 19일 병원에 입원해 28일 퇴원할 예정이라는 내용과 함께 ‘지드래곤이 입원한 병실은 대령 이상 고위급 간부만 이용가능한 곳’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통상 일반사병이 30명에서 50명까지 수용되는 개방병실에 입원해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일반사병과 같은 신분인 지드래곤이 입원한 병실은 에어컨과 냉장고, TV가 있는 1인실로 알려졌다. 일반 사병이 이용하기 어려운 곳이라는 주장이 더해지면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2월 27일 육군 현역 입대한 지드래곤은 4월 5일 자대배치를 받았다. 현재 일병 신분이다.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본명 권지용)이 백골부대 신병교육대로 입소할 당시 모습. 연합뉴스
이와 함께 지드래곤이 입대 직후 과도한 병가와 휴가를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실제로 지드래곤은 자대배치 이후 신병치료를 위해 9박10일간의 병가를 두 번 냈고, 네 차례 이상 병원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불거진 초반에는 정확히 어떤 질환으로 수술과 입원, 치료를 반복해야 했는지 공개되지 않은 탓에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연예인과 군대, 군복무 문제는 시기를 불문하고 ‘뜨거운 감자’로 통한다. 그동안 국방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연예인이 많았고, 최근에도 복무 도중 논란을 일으킨 스타들이 종종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드래곤의 경우 톱스타의 군 입대로 주목받았고 그의 복무 생활은 군대 밖에서도 늘 관심의 시선을 받아왔다. 때문에 이번 특혜 논란은 진위 여부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바로 입장을 내놨다. “지드래곤이 수술 후 안정과 치료를 위해 국군양주병원 1인실에 입원 중”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는 안정적인 환자관리 차원에서 본인은 물론 다른 입원환자의 안정을 위해 내린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이 의료진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일부 주장과 달리 지드래곤에 취한 입원실 제공이 ‘특혜’가 아닌 의료진의 판단에 따른 ‘적절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국방부는 또 “군병원에 마련된 1인실은 필요시 간부 및 병사 모두 사용할 수 있다”며 “ 2017년에도 코골이가 심한 환자와 다제내성균 환자가 사용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부터 올해 6월 25일까지 1인실 입원 현황도 공개, 사병 2명과 부사관 1명, 중위 2명, 중령 3명, 대령 1명 등이 사용했다고 알렸다.
# 군인권센터 “특혜 소지 충분”
국방부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지드래곤의 특혜 의혹은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문제를 처음 제기한 매체는 추가 보도를 통해 국군양주병원의 내부 구조와 각 병실 이용 가능 기준까지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지드래곤이 입원한 병실은 서류상 ‘대령실’로 구분돼 있다. 특혜가 분명하다는 주장을 재차 강조한 셈이다. 지상파 저녁 뉴스까지 이와 관련한 의혹 보도가 등장했고, 지드래곤을 넘어 군병원을 둘러싼 여러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하지만 지드래곤 측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특혜 의혹이 불거진 직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지드래곤 가족들에 확인한 결과 보도된 내용은 매우 악의적이고 사실이 아니다”며 “특혜는 전혀 없다. 정상적인 절차와 기준에 따라 입원했다”고 반박했다.
1인실 사용과 더불어 입대하자마자 자주 병가를 낸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소속사는 “5월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발목불안정증 진단을 받고 발목 수술을 받았다. 진단 결과 부서진 뼛조각들이 돌아다니며 인대와 근육을 파손해 염증을 유발시키는 심각한 상황”이라며 “군 병원에서 보다 큰 대학 병원을 추천해 뼛조각 제거와 인대 재건 수술을 받았다. 군에서 정해진 병가 기간을 엄수하고 개인휴가까지 모두 반납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소속 연예인의 개인 신상에 대해 공개하기를 극도로 꺼리는 YG엔터테인먼트가 구체적인 병명과 수술 경과까지 설명한 이유는 그만큼 이번 특혜 논란의 심각성을 인식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또한 진위 여부 확인 없이 논란이 마치 사실인 양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연예인과 군대가 얽힌 이슈가 그렇듯, 이번 지드래곤의 논란 역시 쉽게 잊히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제 막 군 복무를 시작한 지드래곤이 상당 기간을 병가와 치료에 쏟았고, 격리가 필요한 질병이 아닌데도 1인실을 사용한 것에는 여전히 의혹의 시선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이번에는 군인권센터가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가 앞서 밝힌 내용보다 더 구체적으로 상황을 소개하면서 “특혜로 보일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군인권센터는 “논란이 된 소위 ‘대령실’ 입원과 관련해 사실보다 과장된 내용이 있다”며 “국군양주병원에 ‘대령실’은 없고, 병원 3층에 1인실 2개(VIP실·일반 1인실)가 있다. 지드래곤이 사용한 병실은 일반 1인실로, TV가 없는 작은 방이다. 이전에도 병사, 부사관 등이 사용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총 500여 개 병상을 보유한 국군양주병원에 입원하는 일반병사는 30~50명이 함께 쓰는 개방병동을 이용해야 한다. 지드래곤처럼 외과 환자인 장병도 예외일 수는 없다. 하지만 그가 1인실을 사용한 것과 관련해 군인권센터는 “특혜로 보일 소지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며 “의사의 의학적 판단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해리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