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을 상대로 16강전에서 승리한 러시아. 사진=러시아 월드컵 페이스북
[일요신문] 2018 러시아 월드컵이 한창인 가운데 개최국 러시아가 도핑 의혹에 휩싸이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2일 러시아의 도핑과 관련된 의혹을 보도했다. 러시아 잡지 ‘스포츠 위캔드’의 이 같은 보도를 전한 것이다.
러시아 미드필더 데니스 체리셰프의 부친이 과거 한 인터뷰에서 “아들이 치료 목적으로 성장 호르몬 주사를 맞은 적 있다”고 언급한 사실이 알려졌다. 성장 호르몬은 엄연한 금지 약물이다.
이 같은 사실이 화제가 되자 체리셰프는 관련된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기자들이 아버지 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나는 금지 약물을 처방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화면 캡처
이와는 별개로 소셜미디어에서도 러시아의 도핑 의혹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한 트위터리안은 러시아 경기 중계 중 화면을 촬영한 듯한 사진을 올리며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 속 장면은 러시아 공격수 아르템 주바의 팔뚝이 확대된 것이었다. 사진 게시자는 주바의 팔뚝에 주사 자국이 있다는 지적을 하고싶은 듯 했다. 단순 네티즌의 주장일 수 있는 이 사진은 1만 1000명 이상의 트위터 이용자들에 의해 공유(리트윗)됐다.
의혹이 끊임없이 불거지는 데에는 러시아의 ‘화려한 전과’ 때문이다. 러시아는 자국에서 치른 2014 소치 올림픽 당시 조직적 도핑 파문에 휘말린 바 있다.
‘귀부인 칵테일’이라는 작전명으로 불린 약물 스캔들에는 러시아 정부가 직접 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핑 테스트 과정에서 선수의소변 샘플을 바꿔치기하는 방식이 사용됐다. 선수 개인의 의지를 떠나 수백명이 이에 연루됐다. 러시아는 2018 평창 올림픽에서 참가 자격이 박탈됐다. 이 과정에서 대한민국의 쇼트트랙 영웅이었던 러시아 귀화선수 빅토르안(안현수)도 희생양이 됐다.
일부 음모론자들은 러시아의 경기 내용을 가지고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회 직전까지 평가전 등에서 저조한 경기를 펼치던 러시아는 월드컵이 개막하자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스페인과의 16강전에서도 1-1 무승부를 거두고 승부차기에서 스페인을 탈락시켰다.
러시아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는 이들은 그들의 활동량에 주목하고 있다. 러시아는 스페인전에서 연장전을 포함해 120분 동안 146km를 뛰었다. 스페인과는 9km의 차이를 보였다. 개막전인 사우디전에는 118km, 조별리그 2차전인 이집트전에도 115km로 상대에 월등히 앞서는 모습을 보였다. 토너먼트 진출이 확정된 우루과이전에는 활동량이 떨어졌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