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이호양(활동명 신사동호랭이) 씨. 연합뉴스
지난 3월 IT 사업가 김 아무개 씨는 이 씨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을 접수한 서울강남경찰서는 대질신문을 마치고 지난 6월 말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일요신문’이 단독입수한 고소장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6월 말부터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4억 6000만 원을 고소인 김 씨에게 빌려갔다. 그는 같은해 11월 30일까지 채무액을 변제하겠다고 약속하는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했다.
회생신청을 했던 이 씨는 계약서를 작성하며 ‘고소인에 대한 차용금 채무는 개인회생과 무관하게 변제하겠다’고 했고, 자필로 특약사항임을 명시했다. 그럼에도 이 씨는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지 않았다. 다만, 7월 말 경 5000만 원을 변제하고 담보로 맡겨뒀던 레인지로버 차량을 회수해 갔을 뿐이었다.
고소인 김 씨는 이 과정에 대해 “또 다른 사람에게 돈을 빌릴 때 담보로 제공하려고 나에게서 차를 찾아간 것이다”라면서 “그 사람도 돈을 돌려받지 못하고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씨는 돈을 빌려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형태의 재산을 담보로 제공했다. 이는 상가 보증금 반환채권, 자신이 제작한 인기 걸그룹의 초상권·상표권 등에 대한 전속권리, 고가의 수입 외제차량 2대 등이었다.
사진=고소인이 증거자료로 제출한 금전소비대차 계약서 중 일부 사본.
또한 그는 돈을 빌려가며 자신이 변제하지 못할 경우 자신이 처분권을 가지고 있는 출시가 6억 원 이상을 호가하는 또 다른 외제차를 양도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명의로 된 소유권이전등록신청서도 작성됐다. 그러나 이 또한 김 씨에겐 의미없는 일이 됐다. 이 차량은 한 기획사의 소유였고, 양도를 주장하던 이 씨에게는 처분권이 없었다.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이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고소는 회생 관련된 건 중 하나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면서 “검찰에 송치됐다는 연락도 못받았다. 지금 할 말이 없다”이라고 말했다.
7~8년 전부터 지인의 소개로 이 씨를 알게 돼 형동생 사이로 지내왔다는 김 씨는 “주변에 이런 식으로 접근해 돈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 다른 2~3건의 고소 건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의 고소장을 작성한 변호사는 “이 고소건에서 법률 대리인으로 나선 것도 아니고 고소장 작성만을 도왔을 뿐”이라며 “고소장 내용대로 법리상으로 돈을 갚을 능력이 없는데 있는 것처럼 이야기를 해서 사기가 성립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강남경찰서 경제팀 관계자는 “고소인과 피고소인에 대한 조사가 모두 끝났다”면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우리로선 자세히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