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 선임을 놓고 자유한국당의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대표권한대행)
[일요신문]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자유한국당이 12일 당 비상대책위원장 인선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당 혁신 방안은커녕 서로 책임 공방만 펼치며, 고성과 막말만 주고받았다. 그 중심엔 김성태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있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대위원장 인선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다.
당초 비대위원장 후보군이 5명으로 압축된 뒤 처음으로 열린 의총인 만큼 이 자리에서 비대위원장 후보가 정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이 또다시 김성태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제기하면서 총회는 성토장으로 돌변했다.
먼저 포문을 연 건 심재철 의원 등 잔류파였다. 심 의원은 “지방선거 폭망에 대한 책임을 지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김 원내대표는 책임을 져야 한다”며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친박(친박근혜) 성향 의원들도 김성태 원대대표를 향해 “원내대표직은 수행하되 비대위 구성에는 손을 떼라”고 가세했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법적으로 대표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나를 비판하는 것은 좋지만, 이렇게 정략적으로 흔드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자신을 비난한 의원들을 향해 일일이 반박하며 대응하기도 했다. 이러자 함진규 정책위의장이 김 원내대표를 중재하면서 의총은 어수선하게 마무리되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염불보다 잿밥에 눈이 멀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우리는 더 죽어야 한다”며 또다시 분을 삭히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오는 16일 다시 의총을 열어 당 혁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날 의총으로 김 원내대표 등 복당파와 잔류파 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비대위원장 선임 등 비대위 구성을 놓고 진통은 계속될 전망이다.
여기에 당내 초선 의원들과 재선 의원들은 능력이 있으면 3선이 아니라 재선 의원도 국회 상임위원장에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으는가 하면 비대위원장 선출을 무기명 비밀투표 실시를 주장하면서 당내 입김을 높이고 있어 당분간 자유한국당의 당 혁신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서동철 기자 ilyo1003@ily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