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오크스배에서 ‘스페셜스톤’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부산=일요신문] 박영천 기자 =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본부장 정형석)에서 펼쳐진 제19회 코리안오크스 대상경주(GⅡ, 1,800m, 암, 3세)에서 서울의 ‘스페셜스톤’이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을 기록하며 암말 대상경주 시리즈 트리플티아라(Triple Tiara)의 두 번째 반지를 가져갔다.
제19회 ‘코리안오크스’의 승부를 예측하는 물음에 대해 예상 전문가 그리고 경주마 관계자들이 내놓은 답은 한마디로 ‘절대 강자 없는 대혼전’, ‘어떤 말이 우승해도 이상함이 없는 경주’ 등이다.
2008년부터 서울과 부경의 통합경주로 시행된 코리안오크스는 그동안 부경이 8승, 서울은 2승을 거두는데 그쳐 부경의 압도적 우위가 이어져왔다.
그중에서도 경마팬들 사이에서 코리안오크스의 제왕이라 불린 이가 있었으니 바로 부경 19조 김영관 조교사다.
김영관 조교사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코리안오크스에서 4년 연속 우승마를 배출했다. 매년 다른 경주마로 4년 연속 동일 대회 우승을 이끈 기록은 “역시 김영관이다”라는 감탄사가 나오게 만들었다.
5년 연속 재패를 노리던 김영관 조교사는 2017년 서울대표 ‘제주의하늘’에 쓰라린 패배를 당하며 연승을 마감하고 1년 동안 와신상담의 시간을 보냈다.
이런 흥미로운 뒷이야기까지 있어 경마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경주시작 전 출발대 16칸에 쟁쟁한 경주마들이 숨을 몰아쉬는 긴장된 모습은 그대로도 완벽한 장관이었다. 출발대 문이 열리면서 서울과 부경 7대 9의 팽팽한 싸움이 시작됐다.
경주 초반 장추열 기수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추는 7번 ‘스타켓이’ 예상 밖으로 선두로 나서며 뒤를 이어 8번 조성곤 기수의 ‘우주대왕’, 6번 진겸 기수의 ‘캐치나인이’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3코너에 접어들면서는 8번 ‘우주대왕’과 2번 ‘스페셜스톤 등 6마리가 2위 그룹을 만들며 7번 ‘스타켓’을 추격하는 모양으로 경주가 전개됐다.
‘승부는 지금부터’라고 누군가 말했던 것처럼 4코너를 돌면서 경주의 양상이 돌변하기 시작했다. 4코너를 돌면서 김정준 기수의 2번 ‘스페셜스톤’이 인코너에서 1위로 치고 나오기 시작했고 외곽에서는 정정희 기수의 16번 ‘파이어윈드’가 2위로 따라 붙었다.
결승선 300M를 남겨둔 지점부터는 2번 ‘스페셜스톤’이 더욱 속력을 높이며 앞도적인 거리차이로 단독 선두로 나섰고 2위로 16번 ‘파이어윈드’에 이어 13번 ‘서울의별’과 10번 ‘블루플래그’ 사이에 치열한 3위 싸움이 벌어졌다.
결국 2번 ‘스페셜스톤이’ 큰 거리차로 결승선에 골인하고 뒤를 이어 ‘16번 파이어윈드’의 골인 그리고 사진판정까지 간 끝에 13번 ‘서울의별이’ 3위로 결정됐다. 이로써 서울이 대회를 완벽하게 석권했다.
‘스페셜스톤’에 기승한 김정준 기수(만 29세)는 이날 ‘코리안오크스’ 우승을 통해 생애 첫 대상경주 우승의 꿈을 이뤘다.
2010년에 데뷔한 후 대상경주와 인연이 전혀 없었던 김정준 기수는 코리안오크스 우승으로 그 한을 드디어 풀었다.
경주 직후 열린 인터뷰에서 혼신의 힘을 쏟아낸 후 가쁜 숨을 몰아쉬던 김정준 기수는 “그동안 동고동락하던 ‘스페셜스톤’으로 우승해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꿈에 그리던 대상경주 우승에 눈물이 난다”고 전했다.
이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조교사, 마주에게 감사하다”며 감격의 우승 소감을 마쳤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코리안오크스는 전년도 당연 시 됐던 김영관 조교사의 5연패가 아닌, 서울의 ‘제주의하늘’의 깜짝 우승이 경마팬에게 반전의 놀라움을 선사했듯 쟁쟁한 부산 경주마들을 따돌리고 서울에서 온 마님들이 1위-2위-3위를 휩쓴 또 하나의 반전을 만들어내며 이변을 이어가게 됐다.
한편, 이날 경주는 ‘스페셜스톤’ 우승이라는 이변의 결과를 반영하듯 단승식 22.9배, 복승식 320.9배, 삼복승식 4924.5배의 높은 배당률을 기록하며 경마 역사에 또 하나의 페이지를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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