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레판다 | ||
길거리를 가득 메우던 스티커 사진기는 게임회사를 다니던 사사키 미호의 작품. 그녀는 비디오 프린터를 보고 스티커 사진기를 착상했다. 화면에 보이는 것을 프린트하는 것을 보고 “친구나 가족하고 찍은 사진을 이렇게 금방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던 것. 즉시 기획안을 만들어 올렸다. 사장은 반신반의하며 오케이 사인을 던졌고 마침내 94년에 박람회에 출품했다.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행사 도우미들이 스티커 사진기 앞에 붙어서 행사는 뒷전으로 했기 때문. 하지만 이는 ‘대박의 전조’에 불과했다. 본격 출시하자 중고생들의 발걸음이 쇄도했다. 일반 게임기는 5백 대가 한계지만 스티커 사진기의 경우 몇 천대는 우습게 팔렸다. 오락실이 아닌 관광지와 음식점 등 사람이 몰리는 곳에선 수요가 있었다. 이렇게 그녀의 소박한 기획이 불멸의 히트상품을 만든 것.
한편 예쁜 것만 캐릭터로 만들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깬 ‘타레판다’도 여성의 손으로 만들어졌다. 갓 입사한 새내기 스에마사 히카루는 디자인을 해도 퇴짜맞는 몇 달이 이어지자 자포자기의 심정이 되었다. 그러던 차에 판다에 자신의 축 늘어진 모습을 대입시켜 디자인했다. 정말 심심풀이로 그린 것.
이 모습은 사내에서 인기가 좋아 상품으로 만들게 되었다. 그녀는 이 캐릭터가 개인적으로 맘에 들어 이런 저런 포즈를 그렸다. 이런 그녀의 마음이 들어가 있어서일까 연령층에 구애받지 않고 사랑을 받았다. 삶에 지친 마음의 피로를 풀어주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까지 나올 정도로 사회현상으로 대두된 제품.
혼자 살던 오오키 히로코는 야채칸이 너무 작은 냉장고가 항상 불만이었다. 작은 집에 살면서 큰 냉장고는 들여놓을 수 없고 여간 고민이 아니었다. 다행히 냉장고 제조회사에 다니던 그녀는 2백리터 크기에 야채칸을 두 배로 늘린 냉장고를 제안했다. 기존의 냉장고는 요리를 안해먹는 남자독신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자는 요리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는다는 것.
재미있어 보여 곧 특별 프로젝트는 시작됐고 뚜껑을 열었을 때는 선풍적인 인기였다. 기존의 2백리터 냉장고보다 3만엔(약 30만원) 정도 비싸지만 판매는 나날이 늘고 있다.
이연주 해외정보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