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샤. 사진= 롯데호텔 제공
러시아 속담에 ‘믿을 수 없는 사람과 함께 죽을 쑤지 말아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죽을 쑨다는 말은 결혼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죽 한 그릇을 나눠먹는 사이’라는 표현은 정말로 친밀한 관계를 의미하며, 기타 다양한 속담에서 죽이 등장할 정도로 러시아에서 죽은 생활 깊이 스며들어 있다.
러시아 사람들도 우리나라와 같이 죽을 자주 먹는다. 러시아 사람들이 먹는 죽을 ‘까샤’라고 부르는데, 주로 메밀, 호밀, 귀리, 보리 등의 잡곡으로 만든다. 빵도 먹기 힘들 정도로 척박한 삶을 살았던 농노들의 주식이었는데, 지금도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등의 군대에서 비축하는 전투식량에도 필수품으로 들어간다.
다만 곡물과 물 정도만 가지고 쑤는 죽에 비해 이 까샤는 우유와 버터, 비계 등의 지방을 잔뜩 쓰기 때문에 엄청난 칼로리를 자랑한다. 한국의 ‘죽’이랑은 좀 다르게 우유를 넣고 만든 죽이다.
까샤는 주로 아침에 즐겨 먹으며, 정말 아침에 먹기 좋게, 짜게 먹는 러시아인 입맛과는 다르게 참 심심한 맛이다. 특별한 재료 없이 우유를 넣어 끓여 만드는 흔하디 흔한 죽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왕들만 먹었던 우유죽이라고 하는 타락죽의 역사가 있다.
까샤는 한 냄비에 듬뿍 담겨 제공돼 한 가족, 식구를 의미한다. 냄비에 곡물과 우유를 넣고 끓여 까샤가 완성되면 모두가 퍼먹을 수 있기에 러시아의 공동체 의식을 더욱 튼튼하게 해준다. 또한, 갈라져도 다시 원래대로 합쳐지는 모양은 평화와 화해를 상징한다.
이런 이유에서 고대 러시아인들은 전쟁이나 분쟁 후에 이 죽을 먹으면서 화해했다는 우스운 얘기도 들린다. 물론 지금은 평범한 한끼 식사일 뿐이지만, 한편으로는 러시아 사람들의 일상에 깊이 녹아 들어있고 빠질 수 없는 음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재 료 밥 100g, 우유 4컵, 간장 20g 조 리 법 1. 냄비에 우유와 밥을 넣고 약한 불에서 눌러 붙지 않게 나무 주걱으로 잘 저어준다. 2. 20분 정도 끊여준 후 그릇에 담고 간장과 함께 제공한다. ** 아이들의 이유식으로 몸에 좋은 곡물을 대신 사용할 수 있다. |
김병희 조리기능장, 푸드 스타일리스트 김병희 롯데호텔 조리과장 / 사진= 임준선 기자 (Executive Chef) (현)한국 산업인력공단 조리부분 전문위원 (현)조리기능장협회 홍보이사 (전)롯데호텔 서울 라세느 총괄책임자 (전)러시아 모스크바 롯데호텔 오픈 멤버 (전)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전)서정대학교 겸임교수 (전)강동대학교 겸임교수 조리외식경영학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