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강 엎는 고창 ‘복분자’
복분자는 이름부터가 독특하다. 이것을 먹으면 소변줄기가 너무 세어 요강을 엎어 버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뒤집힐 복자와 동이 분자를 따서 복분자(覆盆子)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고전문헌에 수록된 복분자의 약리작용과 효능을 보면 입이 절로 벌어진다.
열매의 경우, “기운을 돕고 몸을 가볍게 하며 머리털을 희여지지 않게 한다”, “간을 보하여 눈을 밝게 한다”, “간과 신을 보하여 오줌량을 줄이고 폐의 허한증을 낫게 한다”, “허한 것을 보하며 성기능을 높이고 속을 덥게 하며 하운을 세게 한다” 등으로 그 효능을 언급하고 있다.
잎과 뿌리, 꽃도 나름의 효능을 가지고 있다. “잎과 꽃의 우린 액은 치질, 눈의 염증을 치료하고 신경쇠약, 고혈압, 동맥경화에 쓴다”, “뿌리는 기관지 천식, 습진 등 알레르기성 질병에 달여 먹는다”, “잎 우린 액은 설사 멎이약, 피멎이약으로 쓴다”, “꽃 달인 액은 자궁염증, 신경쇠약, 급성 및 만성 감염성 질병에 쓰며, 뱀이나 벌레에 물렸을 때 약으로 쓴다” 등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복분자에 대한 연구가 최근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고창군 농업기술센터 특화작물팀에 따르면 김선여 경희대 교수는 ‘복분자 추출물의 퇴행성 염증 질환 억제 활성 규명 및 그 응용연구’에서 복분자가 퇴행성 염증질환, 뇌졸중에 의한 중풍, 치매, 통풍, 관절염에 탁월한 치료 및 예방 효과를 나타났다는 학술용역 결과를 내놓았다.
안용준 서울대 교수는 ‘복분자의 항산화 효과와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억제활성물질탐색 및 개발’에서 복분자가 항산화 성분으로 잘 알려진 비타민C보다 2.5배 높은 중화효과를 보여 노화억제, 질병예방 등 다양한 기능을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안 교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 억제활성, 장내 유해세균 억제활성, 항암활성 등의 효과도 규명했다.
백병걸 전북대 교수와 전병훈 원대 한의대교수는 ‘복분자의 성기능 장애 개선효과 시험’에서 복분자의 강정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했다. 임동윤 조선대 의대교수는 ‘복분자주의 항고혈압작용에 관한 연구’를, 김세철 중앙대 교수는 ‘복분자의 생식 및 배설기능에 관한 연구’를 마쳤다.
박필재 고창 농업기술센터 팀장은 “복분자는 포도, 블루베리보다 더 많은 항산화 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피부노화 방지, 육체피로 회복, 혈관질환 개선에 도움을 준다”며 “고창에서 전국 생산량의 30%를 생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복분자는 생과로 먹기도 하며 즙, 주류, 음료, 청, 잼 등으로 가공해 섭취하기도 한다.
# 제주 ‘황칠’…불로장생 꿈꾼 진시황제가 탐내
중국 진시황제가 불로초를 찾아 사신을 보낸 서복일행의 기록을 전시하는 곳이다. 서복일행이 그렇게 찾던 불로초가 바로 황칠나무다. 만병통치나무, 산삼나무로 불리며 제주도 일대에서 자생하는 신비한 나무로 질병예방과 치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제주 황칠나무는 닭백숙이나 돼지고기 삶을 때 넣거나 혹은 차로 달여 마신다. 제주 황칠은 활성산소제거 항산화물질이 다량함유로 항산화효과가 탁월하다. 성분조사결과 시중 홍삼제품들과 비교해도 상당수준의 사포닌이 함유돼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타닌, 셀레늄 등 성분이 풍부해서 중성지방, LDL콜레스테롤 수치를 저하시켜 정혈기능이 우수하고 지혈증과 당뇨 예방에 탁월하다. 특히 황칠나무의 안식향으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데 세르키테르펜 등의 천연신경안정제 다량 함유로 스트레스 불면증과 우울증치료에 효과적이다.
사계절 내내 푸르른 상록수인 황칠나무는 특유의 항균, 항염증, 항미생물능력을 갖춘 나무로 황칠나무가 있는 곳은 벌레도 잘 오지 않는다고 한다. 다만 장수하늘소만이 뿔을 비비고 간다는 설이 있다. 최근 제주산 황칠나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면서 황칠나무 묘목 심기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제주도내 일부 음식점에서 황칠나무를 활용한 황칠삼계탕과 황칠돼지갈비, 삼겹살 소갈비와 낙지를 넣은 황칠갈낙탕을 선보여 도민과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처럼 황칠나무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이 개발되면서 소득작목로 떠오른 데다 6차산업화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묘목을 심는 농가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제주지역의 황칠나무는 해풍으로 약리적 성분이 뛰어나다”며 “체계적 연구를 통해 다양한 먹거리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 유망한 수종”이라고 밝혔다.
# 남해 ‘흑마늘’…기력 회복에 최고, 항암효과까지
특히 2002년 미국 타임지는 마늘을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했다. 그 자체로 먹어도 좋고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사용해도 좋은 기능성 식품이라 예찬했다. 마늘은 미국암연구소(NCI)가 1992년에 발표한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 ‘Designer food’ 피라미드의 최상위에도 위치하고 있다.
마늘은 단군신화에도 등장할 만큼 우리와 인연이 깊다. 마늘의 강한 향이 비린내를 없애고 음식의 맛을 좋게 하며 식욕 증진 효과가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요리에 쓰인다. 마늘의 대표적인 성분 가운데 하나가 알린(allin)이라는 유황화합물이다.
알린은 아무런 향이 없지만 마늘 조직이 상하는 순간 알린은 조직 안에 있던 알리나제라는 효소와 작용해 자기방어물질인 알리신(allicin)이 된다. 알리신은 매운맛과 동시에 독한 냄새를 풍긴다. 냄새는 입은 물론, 몸 전체에서 나온다. 알리신은 강력한 살균·항균 작용으로 식중독균과 위궤양을 유발하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까지 죽이는 효과가 있다.
또한 알리신은 소화를 돕고 면역력도 높이며, 콜레스테롤 수치까지 낮춘다. 알리신이 비타민 B1과 결합하면 알리티아민으로 변해 피로 회복, 정력 증강에도 도움을 준다. 마늘에는 알리신 외에도 다양한 유황화합물질이 들어 있다. 메틸시스테인은 간암과 대장암을 억제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황화합물질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도 한다. 아울러 마늘은 토양에 있는 셀레늄을 흡수·저장한다. 셀레늄 역시 암을 예방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무기질이다. 이렇게 몸에 좋은 마늘이지만 강한 향과 매운맛 때문에 선뜻 먹기에는 조금 꺼려지는 게 사실이다. 바로 이런 번거로움을 해소하고 먹기 쉽도록 한 게 블랙푸드의 대명사인 흑마늘이다.
흑마늘은 일반 생마늘에 그 어떤 첨가를 하지 않고 오로지 일정한 온도와 습도에서 숙성시켜 마늘 특유의 냄새를 없애고 단맛과 신맛이 어우러진 오묘한 맛을 자아낸다. 흑마늘은 통째로 숙성시켜 먹어도 부담 없고, 진액으로 먹어도 좋다. 한 알을 톡 입안에 털어 넣으면 젤리처럼 씹히는 식감과 과일처럼 향긋한 맛이 입 안 가득 퍼진다는 것도 장점이다.
식품 관련 전문가들은 흑마늘 진액을 구입할 때 100% 흑마늘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추출성분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원료는 국산인지 또한 생산지가 어디인지를 반드시 확인하라는 충고도 덧붙인다. 경남 남해는 국내 최고의 흑마늘 생산지다. 이런 까닭에 흑마늘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된 지 오래다. 천호엔케어와 같은 남해와 가까운 부산에 본사를 둔 건강식품회사에서도 관련 상품을 출시해 인기를 끌고 있다.
전국부특별취재팀 ilyo11@ilyo.co.kr